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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Jan 11. 2022

'고요의 바다' 배두나 "피, 땀 흘려 만든 작품"

배두나©넷플릭스

다음은 1월 4일에 나간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배우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의 저력이 나날이 세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달의 이야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각본 박은교, 감독 최항용)는 배두나, 공유, 이준, 김선영, 이무생, 이성욱 등이 달 탐사기지로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2021년 SF 미스터리 스릴러 ‘승리호’가 우주를 배경으로 했다면, ‘고요의 바다’는 달 한 가운데 버려진 탐사기지를 배경으로 예측 불가한 이야기를 펼친다.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고요의 바다’는 2014년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통해 주목받은 동명의 단편 영화가 원작이며 단편을 연출했던 최항용 감독이 짧은 이야기를 시리즈로 확장시켰다.


‘괴물’, ‘터널’, ‘페르소나’, ‘비밀의 숲’, ‘킹덤’ 등 글로벌 흥행 배우 배두나는 우주 생물학자 ‘송지안’ 박사 역을 맡아 의문의 사고로 폐쇄된 발해기지의 비밀에 남몰래 접근하는 인물이다.

배두나©넷플릭스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고요의 바다’ 인터뷰에서 배두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취재진과 온라인으로 인터뷰가 진행되는 것에 다소 낯선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감독님의 단편영화를 보고 영리한 방법으로 사람의 심리를 따라가면서 몰입을 시키는 점에 반했다. 외국에서 SF물도 찍어보고, 2144년 미래의 이야기도 촬영해봤는데, 그때 예산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고 그들이 실제로 구현해내는 걸 경험하면서 한국에서의 예산으로 시리즈를 만드는 게 가능할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왠지 이 사람(최항용 감독)이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 같고, 배우들의 심리를 따라가는 묘사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며 ‘고요의 바다’를 선택한 이유로 서두를 열었다. 이어 작품의 완성본에 대해서 만족한다고 전하며 “배우라면 작품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저희가 가진 한정된 조건 속에서 피, 땀 흘려 최선의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만족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두나는 생물학자 송지안 박사를 최항용 감독을 모티브로 삼아 만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감독님이 말이 굉장히 없으시고 얼굴이 하얗다. 한 번도 자외선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처럼 하얗고, 은은한 오타쿠(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사람) 같은 느낌이 있다. 감독님을 보면서 지안이는 연구실에서 연구만 하고 사회성과 사교성이 없는 은둔형 외톨이 같은 스타일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감독님이 사회성과 사교성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웃음) 그리고 저의 첫 신은 최 국장에게 골드카드를 받는 장면이었는데, 물을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골드카드를 마주한 순간 너무 충격받고 큰 상처여서 그때부터 지안이의 톤 앤 매너가 이 씬 하나로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두나©넷플릭스

‘센스 8’, ‘킹덤’, ‘페르소나’에 이어 ‘고요의 바다’로 넷플릭스와 네 번째 작업을 한 배두나는 넷플릭스의 장점으로 콘텐츠의 집중을 말했다. 이어 “김은희 작가님도 넷플릭스는 돈만 주지, 코멘트는 안 준다고 하시던데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는 서비스라 같이 일하면 좋다. 그런데 이제는 순위를 매기더라”며 눈을 크게 반짝였다. 그는 “‘킹덤’ 때는 순위와 시청 시간이 없어서 배우 입장에서 자유로웠다가 순위와 시청 시간을 집계해서 부담스러우면서도 순위가 잘 나오니 기쁘다”고 이중적인 마음을 솔직하게 전했다.


‘고요의 바다’를 보면 물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물 부족 국가라는 말은 오래전에 나왔지만, 우리가 흔히 구할 수 있는 물이 만약 계급에 의해서 할당량이 정해진다면 어떨까. 배두나는 “제가 ‘터널’을 찍었을 때도 몇 년을 터널만 지나가면 무서워하고 혹시 ‘터널’과 같은 사고가 생길까 봐 트렁크에 물을 싣고 다녔었다. ‘고요의 바다’를 찍은 후에 샤워할 때 물을 펑펑 쓰던 것을 좀 더 조심하게 된 것 같은데 이런 것이 영화의 순기능 같다”며 작품 전후에 변한 부분을 밝혔다.

배두나©넷플릭스

배두나는 ‘고요의 바다’ 제작자인 배우 정우성과 파리의 식당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마음의 결정을 하기 전에 파리의 식당에서 우연히 만났다. 정우성 선배님도 배우이시다 보니 매니지먼트를 거치지 않고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잘하시지 않았다. 시나리오는 읽어 봤냐고만 물어서 저는 ‘네’라고만 대답하고 끝났다”며 미소 지었다.


“배우는 여러 가지 인생을 살아볼 수 있고, 제가 언제 우주복을 입어 볼 수 있겠어요. 우주복이 조금 무거워서 힘들긴 했지만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괴로우려면 굉장히 괴로울 수 있는 촬영이고 몸이 힘들었지만 함께한 사람들이 정말 좋았어요. 나중에 사진을 보니 우리들끼리 웃고 있는 사진밖에 없더라고요. 분명 신나게만 찍은 건 아니었을 텐데 같이 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좋아서 힘들었던 기억은 별로 없어요.”

배두나©넷플릭스

배두나는 함께한 배우 중에 ‘홍닥’ 역의 김선영과 ‘루나’ 역의 김시아를 칭찬했다. 그는 “김선영 선배는 정말 최고였다. 촬영하면서 중간 중간에 놀랐다. 진짜 좋은 파트너를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리허설을 할 때 런스루로 장면을 한번 쭉 훑는데 본인이 어떻게 해야 장면이 쫀쫀해지는지 파악하면서 완벽하게 그 씬을 살려주셨다. 저는 호흡을 조절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선영 선배한테 많이 의지하다 보니 정말 지안이와 홍닥 같았다. 그리고 시아는 사랑이다. 어른 10명보다 더 어른스럽고 프로페셔널 했다. 루나 역을 위해 손톱과 발톱을 직접 다 길러서 온 걸 보고 감명받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배두나는 ‘고요의 바다’ 시즌 2가 예상되냐는 질문에 “저희는 시즌 2에 대해 이야기 해본 적이 없어서 전혀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안이가 지구로 안 갔으면 하고, 국제우주연구소에서 따로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편 ‘고요의 바다’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106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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