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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Feb 08. 2024

예수 믿는 부자, 가능할까?

마흔에 읽는 성경 - 누가복음(2)


누가복음은 예수를 따르는 삶, 제자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부자와 재물에 대한 명확한 관점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부자 되세요~’라는 히트 광고 이래, 한국인들의 지상 과제는 부자가 되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이 ‘건물주’라든가, 청년들의 꿈이 ‘경제적 자유’라는 것도 낯설지가 않다. 나 역시 로또를 구입하며 일확천금을 꿈꿀 때도 있었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분명하게 말한다. 부자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가난하고 고난 받는 이들을 기억하라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예수와 부자 관리가 나누는 대화를 보면, 부자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돈이 많은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재물에 대한 사랑과 집착, 재물을 하나님보다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문제다. 하나님의 첫째 계명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눅16:13] 집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길 것임이니라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눅18:22-23] 22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네게 보화가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23 그 사람이 큰 부자이므로 이 말씀을 듣고 심히 근심하더라 24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25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Dives and Lazarus(부자와 나사로), from the Codex Aureus of Echternach


하나님을 사랑하면서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제자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랐으며, 예수께서는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자에게 나눠 주라고 했다. 실제 초대 교회 성도들은 자신의 소유를 팔아 공동생활을 하기도 했다. 성경 말씀에 순종하며 산다면 부자 되기는 쉽지 않다.


[눅5:11] 그들이 배들을 육지에 대고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


그렇다고 예수께서 우리에게 가난하게 살라고 하신 것은 아니다. 돈 버는 재주가 있다면 그 능력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며 살면 될 것이다. 다만, 오직 자기를 위해 배 불리는 자에게는 심판이 임한다. 예수께서는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를 통해 ‘가난하고 고난 받는 이들을 기억하라’ 말씀하신다.


[눅16:19-21] 19 한 부자가 있어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롭게 즐기더라 20 그런데 나사로라 이름하는 한 거지가 헌데 투성이로 그의 대문 앞에 버려진 채 21 그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불리려 하매 심지어 개들이 와서 그 헌데를 핥더라

[눅16:25] 아브라함이 이르되 얘 너는 살았을 때에 좋은 것을 받았고 나사로는 고난을 받았으니 이것을 기억하라 이제 그는 여기서 위로를 받고 너는 괴로움을 받느니라    



기도와 성령의 부자가 돼라


누가복음에는 예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바쁜 사역 속에서도 늘 기도의 시간을 가졌으며,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밤이 새도록 간절히 기도하셨다. 예수는 하나님과 동등한 분이시지만,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으셨다.


[눅5:15-16] 15 예수의 소문이 더욱 퍼지매 수많은 무리가 말씀도 듣고 자기 병도 고침을 받고자 하여 모여 오되 16 예수는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

[눅6:12-13] 12 이 때에 예수께서 기도하시러 산으로 가사 밤이 새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시고 13 밝으매 그 제자들을 부르사 그중에서 열둘을 택하여 사도라 칭하셨으니

[눅9:28-29] 28 이 말씀을 하신 후 팔일쯤 되어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올라가사 29 기도하실 때에 용모가 변화되고 그 옷이 희어져 광채가 나더라

[눅22:44]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


The Agony in the Garden, El Greco


예수는 곧 하나님과 동등한 분이신데 왜 기도하셔야 했을까? 제자들에게 기도를 권면하신 말씀을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예수 역시 인간의 몸을 입으셨고 사탄의 시험과 유혹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해, 시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항상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하물며 연약하고 완악한 우리가, 기도하지 않고 예수를 따르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눅21:34-36] 34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함과 술 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지고 뜻밖에 그날이 덫과 같이 너희에게 임하리라 35 이 날은 온 지구상에 거하는 모든 사람에게 임하리라 36 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하시니라

[눅22:40] 그 곳에 이르러 그들에게 이르시되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하시고

[눅22:46] 이르시되 어찌하여 자느냐 시험에 들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 하시니라    



능력 없는 그리스도인


부자에 대한 경고도, 기도에 대한 권면도 결국은 하나님을 세상 무엇보다 사랑하라는 뜻이다. 재물보다 하나님을 소중히 여기고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의 시간을 쌓아갈 때 성령이 임한다. 그리고 성령이 충만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이 땅 가운데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 예수께서 하늘로 올라가시기 전,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것도 같은 의미다.


[눅24:49] 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하시니라


세상에는 그리스도인들을 유혹하는 것이 너무 많다. 재물도 강력한 유혹이지만, 하나님의 자리를 대체할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기도할 시간이 부족한 이유이며 성령의 능력이 임하지 못하는 이유다. 하나님은 예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실 때까지 성령의 능력을 입은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완성해 가신다. 우리의 기도가 멈추어 있는 한, 하나님 나라는 더디 올 수밖에 없다. 예수께서는 이미 사탄에게 승리하셨지만 이 땅 그리스도인들의 승리는 아직 멀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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