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2. 어머니 팔순 여행을 위한 가족 투표 웹사이트
올해 추석은 우리 가족에게 조금 특별했습니다. 어머니의 팔순을 맞아 거제도로 떠나는 가족 여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앞두고 설렘도 잠시, 늘 그렇듯 현실적인 질문이 등장했습니다.
'여행일정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보통은 카카오톡 가족방에 링크 몇 개를 던져두고 “여기 어때?” “저기는 별로야?” 같은 대화가 오갑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 특성상(?) 정해지는 것 없이 시간만 끌게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조금 스마트한 방법을 고민했죠.
가족들이 후보지를 직접 보고, 투표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어볼까?
그렇게 나의 두 번째 바이브코딩(Vibe Coding)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 선택한 파트너는 GenSpark였습니다. 첫 번째 프로젝트 때는 구글 AI 스튜디오를 사용했는데, 이번엔 새로운 도구를 써보고 싶었어요. 특히 비개발자인 나에게는 DB 설정과 연결 과정이 복잡하게 느껴지고 꽤 신경쓰였는데요.
그런데 GenSpark는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간단한 DB를 복잡한 설정 없이 직접 구성해주는 것이 좋았어요. 마치 요리 재료만 준비하면 알아서 완성해주는 밀키트 같달까. “여행지 정보 공유와 투표 기능이 필요해”라고 말했을 뿐인데, 그럴듯한 웹페이지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GenSpark는 다양한 AI를 활용해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주는 Agent 역할에 탁월한 만큼, 비용은 다른 AI 서비스에 비해 비싼 편이다.
“와, 이제 다 됐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AI의 허점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거제도의 맛집과 관광지 정보를 채워달라고 했더니,
숙소에서 맛집까지의 거리? → 모름
대표 메뉴 가격? → 틀림
음식 사진? → 못 찾음
결국 손품을 팔아야 했습니다. 네이버 지도를 켜고, 블로그 후기를 뒤지며 메뉴와 가격, 이동 거리까지 하나하나 직접 입력했습니다. 최첨단 AI로 시작해 가내 수공업으로 마무리되는 순간이었죠. 뭐, 귀찮기는 했지만 이상하게도 이 과정이 싫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이 보기 편하도록 정보를 정리하는 일 자체가 이미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링크를 가족 밴드에 공유했습니다. 하나둘 접속해 투표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뿌듯해졌어요. 이번 경험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AI는 아직 완벽하지 않으며 여전히 엉성하고, 사람의 확인과 손길이 필요해요.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무언가를 만들어볼 수 있는 시대라는 것.
개발자가 아니어도, 코드를 몰라도 괜찮습니다. “우리 가족의 여행을 더 즐겁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 하나면 충분했습니다. ‘더 나은 무언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AI는 분명 보석같은 도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