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3. 힐링 리듬 게임 <발을 씻자> AI 제작기 (1)
회사에서 매년 열리는 창작 지원 프로그램, 'Creative Challengers League'의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저에게 이 행사는 단순한 사내 이벤트를 넘어, 직장인으로서의 매너리즘을 벗어던지고 창작의 기쁨을 맛보는 소중한 일탈입니다.
작년, 저는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였습니다. 개발자, 디자이너, 작곡가, 그리고 기획자인 저까지. 우리는 '퇴근용사: PANGYO ROAD'라는 플랫포머 게임을 만들어 데모버전을 출시했습니다.
https://store.onstove.com/ko/games/4806
사실 마음 한편에는 작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제가 정말 만들고 싶었던 장르는 '리듬게임'이었거든요. 개발 난이도에 대한 현실적인 의견들이 있었고, 그 판단을 존중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저는 혼자 참가 신청서를 냈습니다. 개발자도, 디자이너도, 작곡가도 없이 말이죠. 믿는 구석이 있었냐고요? 네, 있었습니다. 바로 AI 라는 새로운 동료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혼자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면, 가장 '나다운'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직장인의 '힐링'에 꽤나 진심인 편입니다. 작년의 '퇴근용사'가 무사 퇴근을 염원했다면, 올해는 퇴근 후의 시간에 주목했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여러분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하시나요? 저는 욕실로 향해 발을 씻습니다. 왼발, 오른발을 번갈아 비비며 거품을 내는 그 순간, 묘하게 리듬을 타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하루의 피로와 먼지를 씻어내는 그 행위가 마치 춤처럼 느껴졌죠.
'발을 씻는 리듬에 맞춰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게임… 이거 재밌겠는데? '
그렇게 <발을 씻자>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거창한 영웅 서사가 아닌, 지극히 소소하고 일상적인 위로를 위한 게임. 우리네 일상의 고단함도 리듬을 입히면 즐거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아이디어는 섰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저는 코드를 전혀 모르는 '문과생' 기획자니까요.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이제는 기술의 장벽이 낮아졌습니다. 저는 각 분야의 전문가 대신 AI 파트너들을 채용(?)했습니다.
기획 파트너: 엉뚱한 상상을 구체화해 줄 ChatGPT & Claude
디자인 파트너: 내 머릿속 이미지를 그려줄 Gemini
음악 파트너: 게임 속 힐링 음악을 만들어줄 Suno
개발 파트너: 그리고 가장 중요한 코딩을 담당할 Google AI Studio (그리고 나중에 합류한 뜻밖의 구원투수들)
물론, 이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고, 도구 자체를 바꿔야 하는 큰 변화도 겪었습니다. 밤새 AI와 씨름하며 "이게 되네?"와 "이게 왜 안 돼?"를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완벽한 기술 튜토리얼이 아닙니다. 뛰어난 결과물을 자랑하는 쇼케이스도 아닙니다. 오히려 "코드 한 줄 모르는 사람도 여기까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나누기 위한 '좌충우돌 생존기'에 가깝습니다.
삶이 공허하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종종 거창한 목표를 세우다 지치곤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낯선 도구 하나를 손에 쥐고 끄적이는 작은 시도가 우리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AI와의 협업이라는 낯선 경험이 여러분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이제부터 저와 제 AI 파트너들이 어떻게 '발을 씻으며' 리듬을 타게 되었는지, 그 험난하고도 즐거운 여정을 소개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