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처지를 상상하며
마당의 목련이 만개할 즈음엔
꼭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었다.
알 수 없는 존재의 미움을 단단히 산 게지.
아니면 지독히 삐뚜름한 사랑을 받아 망가지는 중이거나.
매년 반복되는, 지극히 짧은 화양연화의 순간마다
목련 잎이 구겨져 나뒹구는 모습을 미리 걱정한다.
자연은 그저 거기에 있고 그저 지나가는 것이겠으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건
이야기를 사랑하는 이들의 천성이므로.
이내
굳은 허리를 두드리며
빗질로 쓸어낼 내 걱정을 하는 건
삶에 발바닥이 닿을 때.
나처럼 날고 걷기를 반복하는 이들이여,
궂은 날씨에도 무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