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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조삼계탕 Jun 07. 2024

미팅 일기를 남기는 이유

팀빌딩의 역할

미팅 날짜 : 2024년 6월 2일

미팅 장소 : 온라인 팀즈

미팅 시간 : 오후 8시


미팅 일기

제로에서부터 시작되는 브랜드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다. 어느 정도 성과를 만들어 놓은 후에 과거를 회상하는 건 비교적 쉬울 수 있지만, 브랜드가 시작되는 과정을 낱낱이 기록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많은 일이 그렇듯, 계획대로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되는 게 아니고, 브랜드 초기에는 변화가 많을 수밖에 없기에 이를 공유한다는 게 조금은 부담이 되기도 한다. (초기에 엎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그럼에도 이에 대해 솔직해져야, 더 건강한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서 우리의 시간을 돌아보는 게 흥미로울 것 같아 미팅 일기를 남기게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 셋이 원래 친분이 있던 사이가 아니라, 프로젝트로 만난 관계이기 때문에 조금 더 솔직하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미팅 일기를 남기고 있다. 물론 모든 내용을 모두가 볼 수 있는 일기에 적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 모든 생각이 기록되어 있지는 않겠지만, 일기를 읽다 보면 각자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한 주를 정리하기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명준 위클리

걱정이 앞섰던 나날들이었다. 흩어져 있던 무언가 들을 다시 모아 하나로 만들 필요를 느낀 날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3명이 다시 모여 미팅을 하는 것이었기에 각자의 속도가 다르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도 다시 합을 맞추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리가 필요했던 부분들도 모두 얘기할 수 있었다.


지난주부터 우리는 방향성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 왔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지만, 각자 바라보는 방향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덜컥 겁이 났다. 혹시 우리의 삼계탕 프로젝트가 흐지부지되는 것은 아닐까? 나 때문에 이 모든 것이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닐까?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 답을 찾지 못한 채 미팅에 들어가려니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미팅이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걱정은 안심으로 바뀌었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잡을 수 있었다. 다가오는 월요일에 대한 걱정보다는 우리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이 더 크게 다가왔고, 기쁜 마음으로 한 주를 맞이할 수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책임감, 그리고 적당한 부담감이 나쁘지 않다. 무언가가 잘되어갈 때 오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인 것만 같다. 적당한 부담감 뒤에는 엄청난 성취감이 기다리고 있기에 맡은 바에 대해서는 핑계 없이, 덤덤하게 해낼 것이다. 그리고 우리 팀원 중 누군가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기꺼이 손을 내밀고 ‘나’ 아닌 ‘우리’가 되고 서로 믿고 편하게 의지할 수 있는 서로가 될 수 있게 나부터 노력해야겠다. 우리 삼계탕 프로젝트가 너무 좋고 감사하다. 영양만점 삼계탕처럼 나에게 삼계탕 프로젝트는 기대만점, 행복만점 복덩이다. 이 복덩이가 잘 굴러가서 더 크고 거대한 복덩어리가 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우리 모두 화이팅!


다희 위클리

소비자 입장에서 결과물을 보며 '좋네, 별로네' 말하기는 쉽다. 어떻게 보면, 소비자의 권리이기도 하고. 하지만 막상 직접 만들어보면, 쉬워 보이는 작업물도 생각보다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소한 것 하나도 실제 세상으로 나오기까지 보이지 않는 노력이 필요로 하다.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보기 전까지는 '어떤 플레이리스트가 좋네', '플레이리스트 만드는 건 쉽겠다', '이건 제목이 너무 느끼한데?'라는 평가를 쉽게 내렸지만, 막상 내가 만들려고 하니 '어떻게 음악을 저작권 문제없이 다운을 받을 수 있는가'와 같은 방법론 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어떠한 주제를 잡아야 하고, 어떤 썸네일을 선택할 것이며, 기존의 플레이리스트들과 어떻게 차별화를 해야 할지' 생각할 것이 많았다. 출퇴근 오가며 좋은 음악을 선정을 했으나, 이를 어떻게 엮어서 보여줄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다.


가지고 있는 고민을 미팅 때 이야기를 했더니, 각자 가지고 있는 레퍼런스나 기존에 참고한 좋은 계정들을 알려주면서 이야기를 나누니 어떤 식으로 전개해 나가면 좋을지 길이 조금 보이는 느낌이었다. 효경님과 좋아하는 결이 비슷한 부분이 있어, 추천해 주신 일본 광고 아카이브 채널플레이리스트 아이디어가 큰 도움이 되었다. 오랜만에 세상이 확장되는 기분이라 기억에 남을 미팅.


나이가 들 수록 느끼는 건,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 생각은 이미 많으니, 하나라도 실제 세상에 보여주는 사람이 될 것. 말뿐인 사람이 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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