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시작이 어려운 이유

시작이 반이니까 시작이 어렵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무슨 일이든 시작이 어렵지, 시작만 하면 일을 마치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다는 말이다. 일단 시작만 하면 일은 쉽게 마무리 된다는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시작이 반이야, 일단 해봐.." 라고 쉽게 말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시작하는 것이 전체 노력의 50%가 들 정도로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시작이 어려우니까 시작은 내가 도와줄께.." 라고 해야 한다.


시작(始作)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라고 한다. 그러니까 시작이 쉬우려면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가 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은 이것을 정의하지 않아서 시작하지 못한다. 어떤 행동으로 시작해야 하는지가 모호하면 그 모호함 속에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되고 머릿속에서 일은 점점 거대해진다. 그리고 나의 능력은 점점 초라해진다. 하지만 인간이 능력이 부족해서 일을 못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해보면 어떻게든 다 된다. 그렇다면 어떤 일의 가장 처음 해야 할 일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하기만 하면 일의 절반은 한 것이나 다름없다.


공부 시작을 쉽게 하려면, 그 전날 공부를 마무리할 때 내일 공부할 부분을 명확하게 알고 기록해두어야 한다. 기록은 시작할 부분 + 시작할 내용을 같이 기록해야 한다. 초등 6학년 아이가 오늘 디딤돌 수학 문제집 (자연수)÷(자연수) p.15까지 공부했다면, 내일 (분수)÷(자연수) p.16를 공부할 차례라는 것을 포스트 잇이나 플래너에 명확하게 써두고 책을 덮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다음날 수학 문제집을 쉽게 펴든다. 그 어려운 수학을 거창하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16페이지의 나눗셈 문제를 풀어보는 것 뿐이므로 공부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줄어둔다.


내일 수학 공부 시작을 쉽게 하는 초간단 방법

회사의 행정 업무 처리, 보고서나 논문 쓰기, 집안 일, 세차 등 자꾸만 미루게 되는 일들도 동일하게 적용해 본다.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일이나, 계속 해오던 일이든 상관없다.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아주 작은 행동을 규정해 본다. 의사결정을 위해 가장 먼저 누구와 상의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고 그 사람에게 카톡을 보내는 것이 그 일의 시작이고 이미 절반은 해낸 것이나 다름 없다. 욕실 청소의 처음 단계는 세정제를 천정과 벽에 뿌리는 것이다. 물론 그 전에 고무장갑이나 복장이 갖추어지면 더 좋다.


욕실 청소의 시작은 세정제를 뿌리는 것이다. (Photo by Spruce Refillable Cleaning on Unsplash)


내가 어떤 행동을 하면 환경은 나에게 다시 반응한다. 카톡을 보내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답이 온다. 세정제를 뿌리면 벽을 타고 흘러내린다. 수학 문제집을 펴들면 문제들이 읽어 달라고 내 눈과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그러면 나는 자연스럽게 반응하면서 공부와 일이 진행되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니까 시작은 어렵다. 그걸 인정하는 것이 시작을 쉽게 하는 첫 단계이다.






작가의 이전글 종이에 꾹꾹 눌러 써야 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