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1월부터 발달 센터 생활을 시작한 솔. 처음에는 나와 분리도 되지 않아서 그 작은 치료실에 나도 꾸역꾸역 들어가 10분 남짓 수업을 참관하다가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몰래 나오곤 했다. 솔이는 그래도 센터 수업에 빠르게 적응한 편이고 곧잘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내 마음에 차지 않을 때가 있다.
대기실에 앉아 있으면 수많은 아이들의 목소리 중에 솔이 목소리만 들린다. 잘할 때는 뿌듯한 마음으로 흘려듣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집중을 하지 못하거나 딴소리를 하거나- 그럴 때면 문을 열고 들어가서 "솔아 정신 차려 집중해" 한 마디 해주고 오고 싶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게 과정인 것을 알고 있다. 잘하는 날도 있겠지만 집중을 하지 못하고 딴소리만 하는 때도 있을 테고, 선생님과 기싸움으로 수업 시간 대부분을 소진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저 묵묵히 그 시간을 견디고, 그리고 앞으로 걸어가는 것밖에, 그게 나의 몫임을 알고 있다.
나는 가볍게 흐르는 바람에도 휘청이는 엄마다. 솔이가 잘하지 못하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하며 반나절을 고민한다. 대기실에서 솔이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나 걱정하는 바람에 심장이 쪼그라드는 그런 나약한 엄마다.
나도 솔이도 이 시간을 견뎌야 성장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모든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그저 흘려보낼 줄도 알아야 함을 그것 역시 알고 있다. 부디 솔이와 내가 이 시간들을 현명하게 흘릴 수 있길. 그 안에서 배우는 사소한 습관을 놓치지 않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