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골할머니 Jun 14. 2024

피레네 산맥 넘기

2024. 06. 01. 토요일

오늘은 안도라에서 프랑스의 카르카손까지 이동한다.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안도라가 면세여서인지 기름값이 싸다. 프랑스 가면 스페인보다 더 비쌀 테지만 여분으로 더 사 갈 수도 없고, 가득 채워 넣었다.

별생각 없이 프랑스로 국경을 넘어 가나보다 했는데, 만년설을 이고 있어 멋져 보이던 그 산을 넘어가게 될 줄은 몰랐다. 산이 가팔라서 한계령처럼 구불구불 올라가는데 자전거로 그 길을 가는 사람도 있다.


이상하게 산 꼭대기에 차도 많고 사람도 많은 동네가 있다 했더니 거기가 국경이었나 보다.

국경도시에 면세 술, 담배 등을 사러 온다고 하더니 그래서 북적이나 보다. 그러기엔 프랑스에서 꽤 먼데. 트레킹으로 유명한가?


산이 높으니 발아래 눈이 얼어 있는 곳도 보이고, 중턱에 구름이 걸려 중간중간 비가 뿌리기도 한다.

점심을 먹으려고 작은 쉼터에 멈췄는데 유명한 동굴이 있나 보다. 우린 동굴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주변의 분위기 있는 담장만 감상하다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만나 차 안에서 점심을 먹었다.

저 피크닉테이블에서 점심먹으려고 했는데 소나기때문에 좌절됨.


숙소는 카르카손이라기보다 외곽 베드타운이랄 수 있는 동네에 있다. 카르카손 시내에 주차장 있는 집이 없는데, 이 집은 문이 닫혀있는  빌라단지 내에 있어서 주차가 안전해서 선택했다. 나중에 카르카손시내를 가보니 시내 안에 안 하고 여기로 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카르카손 성이 있는 Cite 지역이면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그쪽에도 주차장 있는 집은 찾기 힘들었다.


숙소에 체크인하기 전에 장을 보고 계산을 하는데 자꾸만 결제오류가 난다. 카드 승인이 거절되었단다. 여러 번 시도하다 남편카드로 해봤는데 그것도 안된다. 다시 한번 시도하니 그때서야 결제가 된다.

그때까지는 영문을 몰랐는데, 체크카드라서 하나은행 점검시간이라 하나머니로 돈이 충전되지 않았던 것.

우리나라 시간으로 0시 5분까지가 점검시간인데 남편카드로 첫 번째 시도했을 때가 0시 4분, 두 번째 시도 때 0시 5분이 되어 결제가 이루어졌던 것. 참 절묘한 타이밍이다.


숙소엔 쉽게 체크인했고 깨끗하고 좋은데 호스트가 완전 깍쟁이다. 샴푸나 핸드솦도 없이 욕실엔 딸랑 샤워젤 하나 있고, 4박 5일인데 휴지는 1 롤 하고, 쓰다 3분의 1쯤 남은 게 전부다. 수건은 보통 1인당 큰 거 하나 작은 거 하나가 기본인데, 큰 거 두 장뿐이다. 식기세척기는 있지만 세제는 없다. 커피머신은 있는데 커피패드는 5개뿐, 2인 4일이면 8개는 기본으로 줘야 하는데.

메시지로 더 달라고 했더니 하루가 지나도록 응답이 없다. 다음날 연락을 해왔는데 영 반응이 시원치 않다. 말만 번드르르하게 하고 결국 아무것도 더 주지 않았다. 여행을 많이 다녀 봤지만 샴푸와 핸드솦을 주지 않는 곳은 처음이다. 심지어  에어비앤비 숙소 소개란에 찾아보니 샴푸와 손세정제를 제공한다고 쓰여 있었다. 프랑스에 대한 인식이 확 나빠진다. 실제로 느끼기에 스페인에 비해 프랑스의 숙소 질이나 서비스가 좀 떨어진다.

안전한 단지 내 주차 조건 때문에 선택한 거라 그런대로 만족한다.

오늘의 체크인 미션. 1389누르고 도보출입문으로 들어가 우편함열고 1962눌러 열쇠box열어서 리모컨을 꺼내어 단지출입문을 열어야 차가 들어갈 수 있다.
필요한 비밀번호가 3개나 된다.
주차장 53광장이라는건 주차자리 번호가 53번이었다.
우편함 내부에 우편물과 함께 들어있는 열쇠box. 열쇠에 단지 출입구 문 여는 리모컨이 달려 있다.


내일 Cite (성벽도시)에 가야 하는데 성문 앞 주차장에서 도난당했다는 후기를 발견해서 걱정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안도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