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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해피 Jun 17. 2024

사랑이 흐른다

2015 경기노동문화예술제 시부문 금상

사랑이 흐른다


한 곳을 향해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은

고불거리는 산길모퉁이를 돌아

흐드러지게 피어난 봄 꽃 향기 따라 흐르고

 얼음 속을 고요히 헤엄치다

노곤한 봄바람에 홀려 살얼음을 깨고나온

시냇물 따라 흘러간다.

 겨우내 차가워져 돌아서버린 사랑은

몽글몽글 아지랑이 속에 또다시 일렁이고

어스름한 겨울 빛을 거두어내고 얼굴을 내민

봄볕 따라 흐른다.


사랑이 흐른다.


지하철역광장 한복판에 정지되어 있는 나를 두고

시대의 사랑은 흘러 간다.

어리둥절 어린 사랑이 인파에 휩쓸려

낯선 이들의  발걸음 따라 흘러가고

청춘의 젊은 사랑이 씩씩한 어깨에 실려

싱그러운 바람을 타고 흘러간다.

인생 깊은 연륜의 사랑이 그윽한 미소를 짓고

회한의 기억을 타고 흘러간다.


사랑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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