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지 않는 것을 계속해도 되는 건 언제까지일까

오랜만에 써보는 넋두리 

브런치 대신 다른 플랫폼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가끔 들어오면 알람에 파란불이 켜져있을 때가 있다. 

클릭하면 90%는 '창작자님! 꾸준한 글쓰기는!' 으로 시작하는 브런치팀의 알람이다. 

글을 쓰지 않은 지 꽤 된 것은 사실이지만,

글을 전혀 쓰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에세이가 아닌 '이야기'를 쓰고싶다는 마음에 혼자 이것저것 끄적이고 있었고, 

얼마 전부터는 다른 플랫폼에서 연재도 시작해보았다.

반응은 거의 없다. 

구독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사용자도 훨씬 많은 브런치에서 연재하는 게 그나마 더 이득일텐데 굳이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하는 타 플랫폼에서 연재하는 이유는 최근에 내가 쓴 글들의 성격 때문이다. 

최근의 나는 계속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브런치는 '이야기'보다는 '에세이'에 더 적합한 플랫폼이다. 실제로 늘 상단에 올라오는 이야기들은 에세이 혹은 에세이를 빙자한 블로그 글같은 것들이고 '이야기'는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다들 브런치북 출간 공모전을 할때만 바짝 쓰고 제출하는 걸까, 생각될 정도로. 

또 다른 이유는 부끄러워서이다. 내가 쓰는 글들이 아직 많이 부족해서, 내가 아는 사람이 읽기엔 부끄러워서 나를 모르는 사람만 있는 다른 플랫폼에서 글을 쓰고 있다. 그 덕에 조회수는 1 혹은 2 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올려보고 있다. 

방금도 이번에는 브런치에 글을 올려볼까, 하고 연재북 만들기를 눌렀다가 지웠다. 브런치에 올린다고 뭐가 달라질까, 이렇게 재미없는 걸 누가 본담, 주변 사람들이 보고 실망만 하지 않을까, 내 실력만 들통나는 건 아닐까, 백수인 주제에 취업은 하지 않고 이런 걸 끄적이는 나를 한심해하지는 않을까, 동정을 하지는 않을까. 그 생각만 하다가 결국 지웠다. 대신에 이렇게 넋두리를 써본다. 

잘하지 않는 것을 계속 해도 되는 건 언제까지일까. 

취미가 아닌 일로 도전해도 되는 건 언제까지 해도 되는걸까. 

이론적으로는 적당한 나이와 때 같은 건 없다, 한계는 없다라는 걸 알지만 현실에서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이 판단하기 전에 내가 확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