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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D Apr 25. 2024

클래식 바이크와 멋진 아저씨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요리사 손동인입니다. 성수와 안국에 위치한 레스토랑 <콩카세> 주방과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콩카세라는 단어가 생소한데요. 무슨 뜻인가요?

불어로 '빻다'는 뜻이 있는데요. 보통은 양식 기본 재료 중 하나인 토마토를 잘게 써는 작업으로 통용돼요.

'기본 식재료를 사용하여 콩카세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겠다'라는 의미가 담겨있죠.


콩카세에는 어떤 이들이 함께 하고 있나요?

대표님 두 분 그리고 매장을 관리하는 저와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최근 미국에 다녀왔잖아요.

여자친구 언니가 미국에 살고 계세요. 매번 놀러 가겠다는 말만 하다가 이번에 일주일 간 알차게 여행하고 돌아왔죠.


미국 여행 중 기억에 남는 곳이 있을까요?

뉴욕 여행 후 LA에서 차를 빌려 서부 여행을 했어요. 조슈아 트리 파크, 그랜드 캐니언, 앤털로프 캐니언 같은 자연이 좋더라고요.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에서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질주하는 이들을 보면서 ‘꼭 한 번 이곳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죠(웃음).


버킷리스트가 하나 생긴 셈이네요.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었나요?

크로스핏을 취미로 1년 반 정도 하고 있어요. 등록한 지점 외 다른 지점에 가서 운동하는 것을 드롭인(Drop-in)이라고 하는데요. 미국에서 드롭인을 했죠. 운동만 보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크로스핏이 설립된 미국에서, 다른 인종과 어울려서 한다는 점이 색달랐어요. 남들에게 나 ‘미국에서 크로스핏 해봤어.’라고 말할 수도 있고요(웃음).


문득 동인님이 미국에 있는 동안 콩카세는 어떻게 운영됐을지 궁금하네요.

대표님 두 분도 요리사이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매장을 맡아주셨어요. 직원들도 훌륭하게 제 몫을 해내기도 했고요.


콩카세 직원 모두 요리를 전공했나요?

맞아요. 대표님을 포함한 전 직원이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까지 요리를 전공했어요. 

조리고 실습생으로 매장에서 근무하다가 이후 직원으로 근무하기도 해요.
















실습 온 학생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기에 가능했겠네요. 반대로 태도가 불량하다거나 매장과 어울리지 않는 학생은 없었나요?

학교에서 실습 태도가 갖춰진 학생을 보내줘요. 대표님과 저는 ‘학생이니까 당연히 부족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은 알려주고 우선은 보듬어주자.’라는 생각이에요.


동인님도 고등학생 때 실습을 나갔나요?

네. 저는 호텔에서 실습을 했어요. 그때의 제 모습과 비교하면 요즘 실습 나오는 학생들은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호텔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규율이 엄격할 것 같아요.

직원이 30명 정도 있었는데 각자 정해진 일만 했어요. 눈치도 봐야 했고 씁쓸한 추억도 갖고 있죠. 그래서인지 콩카세에 실습 온 학생들은 좋은 기억만 가져가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대표님도 ‘동인이 네가 잘해줘야 한다. 직원들이 일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게 도와줘야 한다.’라고 항상 얘기하세요.


실습이 끝난 학생 대부분은 취업을 하나요?

요리를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으로 진학을 하기도 해요. 저도 그랬고요.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취업을 택할 것 같아요. 현장에서 미래를 위한 자금을 모으면서 다음 계획을 세우는 거죠.
















‘요리사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집에서 스스로 식사를 해결해야 될 때가 많았어요. 재밌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조리고로 진학을 결심하게 됐죠.


처음 요리에서 느낀 즐거움이 이후로도 지속됐나요?

20대 초반에는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에 재미를 느꼈어요. 그러다가 점점 한계를 느꼈죠. 게다가 요즘은 레시피를 구하기도 쉬워졌거든요. 실제로 돈만 주면 미슐랭 레스토랑 레시피를 구할 수 있으니까요. 이러다 보니 완전히 새로운 레시피보다, 기존 레시피를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게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재는 요리뿐만 아니라 매장 운영까지 함께하다 보니 효율도 따지게 됐고요.


요리사를 직업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요리로 깊게 파고들고 싶거나 저처럼 사업적으로 생각하는 쪽으로요. 장인처럼 요리에 파고들고 싶다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나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걸 추천해요. 매장을 운영하고 싶은 분들은 콩카세 정도의 규모의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하고요.


한 가지 직업을 오래 하면서 싫증은 느낀 적은 없나요? ‘이게 나랑 맞는 직업인가?’하는 등의 생각이요.

그런 적은 없어요. 좋든 싫든 모든 과정이 저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하는 이 순간도 마찬가지고요. 항상 희로애락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증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반대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 인가요?

퇴사한 친구들이 매장에 올 때요. 오늘도 군대 가기 전에 저를 만나러 온 친구를 보니 보람을 느끼더라고요.


손님의 피드백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네요.

물론 손님들의 피드백도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그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이곳에서 행복을 느끼도록 하는 게 저의 일이니까요.


동인님의 하루를 소개해주세요.

아침 8시에 기상해서 아침 식사 후, 10시에 가게에 출근해요. 근무를 하다가 오후 4시쯤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죠. 이후 다시 근무를 하고 오후 9시에 퇴근해서 크로스핏을 1시간 정도 하고요.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쯤 되는데. 집에서 서류 작업이나 근무에 필요한 것을 정리하고 새벽 1시쯤 잠들어요.

















쉬는 날은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쉬는 날이라고 특별할 없어요. 평소보다 잠을 좀 더 자는 정도예요. 밀린 일도 하고요. 캠핑을 좋아하는데 못 간지 1년이 넘었네요.


쉬는 날에도 일을 한다니. 대표님이 꼭 알고 계셔야 할 텐데요(웃음). 매장 운영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요리는 물론이고 그 외적인 것도 정말 중요해요. 매장이 사고 없이 잘 굴러가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죠.


항상 매끄럽게 잘 굴러가면 좋겠지만 덜컹거릴 때도 있을 것 같아요.

많죠. 저도 책임자로 근무하는 건 처음이라, 새로운 시도를 하고 방법도 바꾸면서 직원들을 모나지 않게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콩카세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어디서 일했나요?

잠실 롯데 시그니엘 호텔 주방에서 1년 정도 근무했어요. 그때 대표님들도 같은 주방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호텔을 그만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기를 쓰고 일하고 싶던 곳을 그만둔다는 소식에 제 생각이 많이 바꿨어요. 그때 저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을 하셨어요. 주방에서도 믿음직스러운 형들이었는데 그런 제안을 받으니 오히려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현재 콩카세는 성수와 안국. 두 곳에 매장이 있잖아요. 메뉴 퀄리티는 어떻게 유지하고 있나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매장에서 생산할 수는 없어요. 공산품을 사용할 때도 있고요. 사람마다 능력치가 다르다 보니 평준화를 하기 위해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죠.


항상 최상의 퀄리티의 음식을 제공하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잖아요. 적정선을 맞춰야 된다고 생각되는데요. 100점 만점 중, 동인님이 생각하는 적정선은 몇 점인가요?

최소한 70점 이상은 돼야죠. 조금만 신경 쓰면 개선되는 부분이 많거든요. 반대로 미세한 실수가 큰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요.


혹시 좌우명이나 롤모델 있으세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가 항상 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듣고 자라다 보니 저도 바른 행동을 하려고 하고요. 부끄럽지 않게, 모두에게 당당할 수 있게요.
















오토바이 이야기로 넘어가려고 하는데요. 언제 어떤 계기로 오토바이를 타게 됐나요?

오토바이에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다가 일을 쉬던 시기인 2021년에 2종 소형 면허에 도전했어요. 합격하자마자 베스파 GTS 300을 구매했죠. ‘지금 아니면 앞으로는 더 탈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질렀어요(웃음). 이때 가장 열심히(?) 탄 것 같아요.


현재 어떤 오토바이를 보유 중인가요?

2021년식 로얄엔필드 인터셉터 650을 타고 있어요.


오토바이를 타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목적지도 없이 달리다가, 다리 밑에서 캠핑했던 때가 기억나네요. 위치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기억이 진하게 남아있어요.


오토바이를 같이 타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경주에서 화랑모티브를 운영하는 지타님이요. 인스타그램 친구로만 알고 지내다가, 콩카세 매장 앞에서 서로 알아보고 인사하기도 했어요. 약속을 잡고 만난 게 아니라 짧은 대화만 나눴는데 다음에 같이 오토바이도 타면서 길게 만나고 싶어요.
















오토바이가 본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요?

거창한 건 없고요. 그냥 재미있어요. 어릴 때부터 동경해 오던 이미지를 천천히 만들어가는 중이에요. 클래식 바이크 한 대와 멋진 아저씨요(웃음).


오토바이 타고 즐겨 찾는 장소가 있나요?

평소 동선이 한정적이기도 하고, 목적지를 정해놓고 타는 게 아니라서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달리는 행위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서울만 벗어난다면 어디든 좋지 않을까요?
















오토바이 타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재밌게 탔으면 좋겠어요. 취향대로 옷을 입는 것처럼 각자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요.


반대로 아직 오토바이를 경험하지 않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꼭 한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달리는 행위 자체가 즐겁거든요.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말로 설명하려니 어려운데 ‘해방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인터뷰이 세 분을 추천받고 있는데요. 평소에 궁금했거나 인터뷰하면 재밌겠다 싶은 분 계세요?

노홍철 아저씨랑 고등학교 선배 둘이요. 한 명은 사진관을 운영하고 다른 한 명은 빈티지 의류를 판매하고 있어요.






글 · 사진 BD










손동인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dongin___


콩카세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oncasse__seoul_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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