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눈으로 새롭게 보는 세상
등원 길 “엄마, 예쁜 낙엽이에요” 길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 낙엽을 주워 보여준다. 빨갛게 물든 낙엽이었다. “이야, 정말 예쁘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엄마, 감이에요” 곧장 고개를 들어 머리 위의 나무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그리고 최근 어린이집에서 표지판에 대해 배웠는데 입구에 들어서자 ‘일방통지 금지’ 표지판을 보고 “엄마, 이거 금지예요” 한다. 길이 좁아지니 차 2대가 다닐 수 없어서 일방통행길이라고 알려주었으나 말은 귀로만 듣고 “왜” 질문 다섯 번 받았다. 왜 이제 금지……
어린이집 앞에 다다랐는데 이번에는 나무 밑으로 가 “엄마, 대추예요” 하며 풀을 헤치고 들어가 대추를 주워왔다. 너의 세계는 참 오색찬란하구나. 이렇게 세상을 깊게 보는 탐색할 수 있다니. 아이를 보며 또 깨닫는다. 우리는 모두 태어날 때 탐색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살면서 탐색하지 않고 내 시각이 좁아졌지만 웬만한 건 다 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리고 더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만이 흥미롭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고개 들어 본 감나무에 감이 몇 개나 열리는지, 얼마나 더 익고 떨어지는지, 잎은 언제 떨어지는지, 이걸 자세히 보면 계절을 더 느낄 수 있을 텐데. 내일 하원길에 같이 또 봐야겠다. 아이의 눈으로 새롭게 보는 세상이 너무 예뻐서 고맙고, 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