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님 ?"
"네."
"방금 건강 검진받고 나오셨는데, 다시 올라오셔서 전문의 상담 좀 받으셔야겠는데요."
"네?!"
정기 건강검진을 받고 병원 건물 밖을 나가는데 전화를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슴이 철렁했다. 때는 2024년이었다. 아직 젊기도 했고, 건강에 자신 있다고는 이야기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설마 하면서 그럭저럭 살고 있었다. 전화를 받고 가슴이 철렁 한 건 매일 반복되는 야식과 반주로 걸친 술 때문이 이었을까.
다시 내 발로 걸어 들어간 병원에서 전문의와 상담을 받았다. 신장초음파에서 뭔가가 관찰된다는 것이다. 상세한 건 CT 촬영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심장이 철컹 내려앉았다. 아니, 전화를 받고 이미 나는 패닉 상태였다. 그리고 추가적인 CT촬영은 하지 않고, 1년을 미루고 미루었다. 그리고 2025년이 되어 다시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제는 신장 오른쪽에 이어 왼쪽에도 뭔가가 발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20대에 건강에 집착할정도로 몸관리를 철저히 하였다. 아파도 헬스장에 갈 정도 였으니, 끔찍이 내 몸을 아꼈던 것이다. 그러다가 회사라는 모진 풍파를 견디고, 퇴사후 사업도 해보고, 재취업을 하며 모든것을 놓아 버렸다. 몸무게도 그와 함께 늘어만 갔고 60kg 초반을 유지하던 것이, 어느덧 80kg에 가까워 지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매일 스트레스를 풀고 인생의 낙중에 하나라는 핑계로 들이킨 술이 문제였다.
어느 한날은 재활용을 버리러 집에 쌓여있던 술병을 치우던 날이었다. 한달간 먹은 술병을 세아려 보니 와인병으로 25개가 나왔다. 이게 진짜 내가 한달동안 먹은 와인병인가? 할 정도였다. 그 전달 버리지 않은것 까지 누적되었겠지 라고 위안을 하기에도, 어쨋든 내가 마신 와인이다. 술을 먹더라도 몸에 좋을 것이라고 위안을 삼으며 먹었던 레드와인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과할 정도 였다.
이때다. 술을 끊고 건강을 챙겨야 겠다고 생각이 든게. 2025년 9월 18일. 19일이 건강검진이었기에 강제로 18일을 기준으로 술을 끊었다. 그리고 식단을 조절하고 약간의 운동을 병행했더니 한달사이에 10kg 이상이 빠져버렸다. 근육도 함께 빠지긴 하였지만, 체지방, 내장지방도 함께 빠진것인지 이전보다 피로감도 덜하고 사람이 달라졌다고 느낄 정도다. 이게다 술로 인해 덕지 덕지 붙어있던 지방들이었던 것이다.
살을 빼고 술을 끊고 건강해지니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의욕'이 생긴것이다. 그전까지는 너무 찌들여 있었다고 해야 할까. 무언가를 시도 할 생각도 잘 안들고, 기존에 하던것들도 피로감에 다 귀찮고 그랬다. 하지만 몸이 건강해 지니, 정신도 건강해진 것일까. 새로운 것을 할 체력이 생겼다. 더 건강하게 챙겨 먹고 싶은 마음에 잘 먹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운동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리고 새롭게 생긴 '의욕'은 금전적으로도 도움이 되었다. 나의 정신과 사고가 건강해지니, 소비가 통제가 되고, 돈이 더 모이고, 이로인해 모인돈으로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투자는 곧, 공부로 이어지고 즐거움으로 이끌었다. 자산을 다시 정리하고, 노후설계를 새롭게하고, 아내와 즐거운 미래를 꿈꾸며 이야기하는 등 너무나도 좋은 변화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건강한 삶. 단순히 몸을 돌보는 것 이상의 효과를 직접 느끼다 보니 건강 전도사가 된 느낌이다. 음식을 먹더라도 성분표를 보게되고, 아침 첫끼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고, 혈당스파이크를 막기위해 식전에 야채와 단백질을 먼저 먹는 등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삶과 패턴으로 살고 있다.
정희원교수의 저속노화삶에 완전히 매료가 되어 직접 실천해 보니, 왜 이렇게 강조하는지 알것 같다. 많은 이들이 착각하고 있는것은 이렇게 사는 삶이 너무 고단하고 절제된 삶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오히려 과거의 삶으로 살아라고 해도 못살것 같은 느낌이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회복하고 나니, 그 즐거움이 너무 커서 과거의 통닭과 술에 찌들렸던 삶의 안좋았던 기억들이 치가 떨릴정도로 너무 싫다. 지금 유지하는게 힘들지 않는 시점까지 오니, 과거의 몸을 망치던 습관을 돌아가는게 오히려 더 어렵다.
이제는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 입에 들어오면, 혈당스파이크가 급격히 와서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져서 그날 하루가 너무 힘들다. 간단한 운동이라도 하루에 하지 않은 날이라면, 그 다음날 너무 행복한 하루가 단숨이 깨지게 되니, 자발적으로 운동을 매일 하게 된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다.
어딘가 유튜브에서 본것 같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당장 일어나서 운동부터 하라고. 그리고 침대부터 게는것 부터 시작하라고 말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별것 아닌것 같은 조언일 것이다. 그런데 그 말을 그대로 실천해 보면 단순히 침대를 게는 단숨함과 운동이라는 행동에는 자기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건강한 삶을 살게 되니, 먹는 식재료 값도 줄고 건강마저 좋아지니 장기적으로 돈을 많이 세이브하는 것 같다. 정희원교수가 이야기하는 말마따나, 늙어서는 제몸 하나 간수하지 못했던 젊은 시절을 후회하며 간병비로 500만원 이상씩 쓰게 된다고 하니. 지금 건강을 돌보는 것은 단순히 노후에 건강하게 사는것 플러스 재테크의 수단중에 하나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