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의 휴가가 주어지자마자 당장 고향으로 내려가는 버스를 예매했다. 명절 연휴 이후 처음 내려가는 고향이었는데, 저녁 퇴근 후 바로 터미널로 향하는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가벼운 걸 느낄 수 있었다. 퇴근길에 혹시 막히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무사히 서울을 빠져나왔고 예상보다 빠르게 본가에 도착했다.
본가 내 방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중고등학교 시절을 거쳐 대학교 시절 내내 본가에서 통학했기 때문에, 그 모든 흔적들이 다 남겨진 내 방이다. 큰 창문으로 솔솔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침대에 누워있으면 언젠가의 내 모습과 겹쳐져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네 가족이 다시 한집에 모여 사는걸 꿈꾼다. 지금은 우리 자매가 둘 다 서울로 상경해 독립하는 바람에 이 넓은 집이 꽤나 허전하다고 부모님이 종종 말씀하신다. 언젠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도란도란 네 가족이 부대끼며 사는 그런 날을 꿈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