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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Jay May 09. 2020

내 입맛에 맞게 영어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

자기 주도적으로 영어 공부를 해야 끝까지 갈 수 있다.

 오후 9시. 남편이 아이를 재우러 갈 시간이다. 아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이불을 들고 내게 아장아장 걸어온 다. 나는 아이에게 뽀뽀해주며 꼭 안아준다. 잠들기 전 엄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눈 아이는 아빠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간다. 드디어 육아 퇴근이다. 그리고 나는 곧장 식탁 앞에 자리 잡고 앉는다.






 아이가 잠든 후 주로 낮에 읽던 원서를 마저 읽고 필사를 한다. 가끔 필사한 노트를 처음부터 쭉쭉 소리 내어 읽어나갈 때도 있다. 어떤 날은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인 Marie Forleo의 영상을 보거나 아리랑 뉴스를 듣고 스크립트를 낭독하기도 한다. 나는 짧으면 1시간, 길면 3시간 정도의 시간을 오롯이 영어에 쏟아붓는다. 아이가 아프거나 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말고는 되도록 매일 영어 공부를 하며 하루를 마감하는 편이다.



 하루는 지인이 내게 물었다. 그렇게 날마다 책상 앞에 앉아서 영어를 붙들고 있을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대답은 간단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영어로 접하는 것이다. 남들이 재밌다고 말하는 인기 드라마나 책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바로 비결이 되겠다. 그래야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재미가 있으면 꾸준히 할 수 있게 된다.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 습관이 된다.

 


 언어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일까? 나는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언어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회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더욱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절대로 책 한 권을 외웠다거나 영화 한 편을 씹어 먹는다고 해서 실력이 확 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영어 원서와  필사하기 좋은 청소년 영자신문  <틴타임즈>  

 


 2009년. 나는 23살이 되던 해에 처음으로 영어다운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나의 영어 수준은 초보도 아닌 왕초보였다. “How are you?”라는 질문에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어렵고 낯설기만 했던 영어. 외국 항공사에 취업하겠다는 목표 하나로 영어와의 싸움에 도전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영어를 늘 곁에 두고 있다. 그 긴 시간 동안 영어를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영어 공부법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는데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늘 고민의 연속이었다.


 언젠가 미국과 영국 드라마 공부법이 한창 유행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내가 다니던 어학원 선생님께서 영어를 재밌게 공부할 수 있다며 미국 드라마 <Friends>를 추천해주셨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나는 <Friends>의 단 하나의 에피소드조차 끝까지 보지 못했다. 몇 번이고 집중해서 보려고 노력했으나, 늘 5분을 넘기지 못하고 지루함을 느꼈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국민 시트콤<Friends>가 내게는 큰 재미를 주지 못한 것이다.



 또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어휘력과 회화 실력을 고급 수준으로 만들려면 CNN이나 BBC 뉴스로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에 인터넷에 뉴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검색했다. 그런데 본격적인 공부에 들어가기도 전에 나는 진이 빠지고 말았다. 공부법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 너무도 다양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영어 자막을 켜놓고 들어야 한다 했고 또 다른 사람은 무조건 자막 없이 들으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오히려 많은 정보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결국에는 추천받은 <Friends>도, CNN과 BBC 뉴스도 아닌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직접 고르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공부를 시작했다.


 

 언어는 장기전이다. 그러므로 내가 즐거워야 한다. 즐겁지 않으면 길고 외로운 영어와의 싸움을 버텨내기 어렵다. 특히 일에 바쁘고 지친 직장인이나 육아로 인해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엄마들이 영어를 공부할 때는 ‘재미’라는 요소가 필수조건이다. 즐겁게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기 전에 자신을 가만히 관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주로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하고 어떤 삶을 꿈 꾸는지 떠올려보자. 원서 읽기, 회화 스터디, 전화 영어, 필사, 미드 보기 등 다양한 공부법 중에서 어떤 방식을 선택해도 괜찮다.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와 관련된 것으로 즐겁게 공부하면 그게 바로 내 입맛에 맞는 공부법이다.





  사람마다 각자 영어 공부법에 대한 취향이 있다. 일종의 궁합 같은 것이 존재한다. 모두가 극찬하는 공부 방법이 내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최근에 깨달은 또 한 가지의 사실이있다. 영어를 배우는 것과 아이를 키우는 것은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는 점이다. 육아도 영어와 마찬가지로 ‘궁합’이 있다. 육아서에 나온 방식을 엄마가 실천한다고 하여 아이가 모두 받아들이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마찬가지로 유명한 영어 강사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영어 공부한다고 하여 무조건 내 영어 실력이 쭉쭉 는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시중에 알려진 넘쳐나는 정보들은 가이드라인으로 적절히 사용하되 내 입맛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영어 공부도, 육아도 남이 만들어놓은 규칙에 무조건 맞추려 하지 않는다. 내 방식에 맞게 자기 주도적으로 해 나가는 중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아직도 영어 공부법을 찾아 헤매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부터 자기 자신을 믿고 맡겨보는 건 어떨까? <마음이 가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책 제목처럼 마음에 울여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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