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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인석 Dec 27. 2023

19 일론 머스크의 작은 퍼즐일 뿐(3)


결과로 증명해 왔다


 테슬라도 이젠 거대기업의 반열에 충분히 올라섰기 때문에 단 한 사람의 입김으로 좌지우지되는 회사로 볼 순 없다. 이 정도 규모의 거대기업으로는 투자와 인재가 블랙홀처럼 빨려든다. 테슬라에 합류한 기술자들 뿐 아니라 경영진들도 결코 사기꾼들이 아니다. 


'매그니피센트 7'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 7개를 묶어서 표현한 신조어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까지.(그래프 출처 : A.E.I)
일론 머스크는 기행으로도 유명하다. 방송 중 마리화나를 흡입하는 모습. 

 '테크노킹'이 다소 튀는 행동과 발언을 하더라도, 경영진들은 이 같은 상황조차 리스크 관리의 일부분으로 보며 경영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기업 회장의 자동차 출시 프레젠테이션 모습(좌), 신차 유리에 쇠구슬을 쏴버리는 프레젠테이션(우)

 일론 머스크 개인의 기업이 아니라는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개인기에 의해 테슬라의 브랜드는 제 색깔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마치 잡스가 청바지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던 때와 같은 포스이다. 정의선 회장이 새로운 전기 '포터' 출시 행사에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이 트럭은 단단합니다"를 증명하기 위해 망치로 유리를 깨는 장면을 생각해 보라.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는 그걸 했다. 망치 대신 쇠구슬이긴 했지만. 




상상과 현실의 거리, 그리고 괴리


그렇게 이 기술짱 아저씨는 그저 괴짜에 돌아이인 것처럼 보이지만 (다들 알다시피) 누구보다 영리하다. 그는 캐시카우의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고, 프로토타입과 양산까지의 거리가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거리만큼 멀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루시드'는 초창기의 기대에 비해 다소 미흡한 인도량을 보여주고 있다. 루시드그룹의 주식은 나스닥 100에서도 제외되었다.

'포스트 테슬라'를 떠올리게 하며 야심만만하게 등장한 루시드가 몇 번의 인도 지연을 거친 후 미흡한 인도량을 보여주는 것을 본다면, 테슬라가 전지구적 규모의 양산차를 생산해 내는 게 단지 규모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라는 걸 반증한다.  




테슬라의 차주가 구매한 것


 만약 일론 머스크가 단지 테슬라만 경영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는 그저 신생 자동차 회사의 회장일 뿐이다. 물론 현대자동차에도 '모비스'나 '글로비스'가 있는 것처럼 관계업체들의 경영권도 모두 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가 가지고 있는 사업의 모든 꼭대기에 있는 회사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저 하나의 사업'일 뿐이다. 


 그는 잡스처럼 기술의 융합을 꿈꾸고 있다. 인공지능과 배터리기술을 녹여냈고, 테슬라는 이게 실현된 하나의 사업일 뿐이다. 그는 이 기반기술들을 또 다른 사업과 기술에 재활용하려 한다. 허황되어 보이는 '화성 간다'는 말을 오랫동안 해왔다. 거짓말도 몇 년 하면 진짜가 된다고 했다. 하물며 진짜로 전기차 시대를 열어버린 일론 머스크의 행보와, 진짜로 우주선을 쏴대고 연료를 재활용해내고 있는 결과물을 보면 이제 '화성 간다'는 더 이상 개그나 드립처럼 들리지 않는다. 


테슬라의 모델3 실내(좌),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장면(우)

 이렇게 길게 설명한 내러티브를 고객들은 모델3으로, 모델Y로, 모델X로, 모델S로 구매할 수 있다. 혹은 사이버트럭으로 구매할 수 있다. 

 소유할 수 있다. 

 심플하다 못해 뭔가 좀 부족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휑해 보이는 모델3의 실내를 보고도 고객들이 대기줄에 서는 이유이다.


('일론 머스크의 작은 퍼즐일 뿐'편 끝)


※최근 신변의 변화로 인해 연재지연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본 시리즈는 일-월요일 중에 업로드 되는 것이 목표이지만, 너그러이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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