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광용 Feb 21. 2024

전작보다 좋았던 프리퀄, <웡카>

예전에 봤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많은 사람들의 호평이 있었지만, 난 별 감흥이 없었다. 윌리 웡카의 젊은 시절을 그린 프리퀄 영화가 나온다고 했을 때, 내 관심사 밖이었던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얼마 전에 웡카를 재미있게 봤다며 추천해 주었다. 그 지인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대한 인상이 나와 비슷했다. 그 영화는 별로였지만, <웡카>는 정말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모두가 재밌다고 한 영화를, 나처럼 아니요~라고 한 지인의 추천이라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해서, 설 당일에 온 가족을  영화관으로 이끌고 가서 <웡카>를 보았다. 결론은, 정말 좋았다.


플롯은 상투적으로 보인다. 특별한 초콜릿을 만들어 성공하려고 큰 도시에 온 윌리 웡카는 여러 난관을 만나게 되지만 결국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한다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그 안은 유쾌하고, 신기하고, 찡한 디테일로 가득 차 있다.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고, 조연들은 영국식 유머로 시종 미소 짓게 만들고, 오버하기 쉬운 배역이지만 절제하며 웃음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움파룸파 역의 휴 그랜트. 그의 춤과 노래는 중독을 유발한다.


웡카가 어렸을 때 돌아가신 웡카의 엄마가 한 말, "세상의 모든 좋은 것들은 꿈으로부터 시작하지."는 영화의 뼈대를 이루는 메시지다. 뻔하고 평범해 보이는 말인데,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참 좋은 영화. 이제 3학년이 되는 우리 첫째 앤은, 지금껏 본 영화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는 감상평을 내놓았다. 오랜만에 마음이 정화되는, 착하고 밝으면서도 먹먹함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른 문법의 킬러 영화, <더 킬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