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고 있는 책, 피터 스완슨의 소설 <죽여 마땅한 사람들> 덕분에 아이를 재우는 20~30분의 시간 동안 전자책으로 독서하는 습관이 자리 잡고 말았다. (말았다는 말을 써야 할 정도로 흡인력 있는 소설이다.) 다독을 기대하며 구입한 전자책 리더기가 거의 실직 상태에 있던 시점에, 야간 일자리를 얻은 셈.
주인공 릴리는 공항 라운지에서 우연히 테드라는 남자와 술 한잔을 하게 된다.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된 두 사람은 편하게 대화를 이어가게 되고, 테드는 아내 미란다의 외도 사실을 릴리에게 털어놓는다. 배신감에 큰 충격을 받은 테드는 아내를 죽이고 싶을 정도라고 한다. 릴리는 테드에게 미란다를 죽이는 걸 돕겠다고 한다. 릴리의 태도는 진지하다.
릴리는 이미 살인을 저지른 적이 있다. 릴리는 그들이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라고 여기고, 그런 이들을 죽이는 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릴리와 테드는 면밀하게 살해 계획을 짜는데,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서 이야기는 긴박하게 흘러간다.
이 소설은 가독성이 대단하다. 챕터 제목이 등장인물의 이름이고, 그 챕터는 해당 인물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때문에, 각 인물의 감정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난 아이를 재우는 20~30분의 시간 동안 매일 연속극 보듯 이 소설을 읽었다. 이제 내일이면 마무리될 듯싶다. 실직 상태의 전자책 리더기를 취업시킨 마성의 소설이다.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오고, 따분하게 느껴지는 분들, 아이를 재우며 생산성을 꾀하고 싶은 분들, 잠자기 전 어둠 속에서 스마트폰을 붙들고 쇼츠를 한바탕 보고야 이불을 덮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Come back 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