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아빠의 육아휴직 롸이프 1
달콤 쌉싸름한 결심
난 18년 차 초등 교사고, 10년 차 아빠다. 첫째 앤은 올해 3학년, 둘째 쑥쑥이는 1학년에 입학했다.
(앤과 쑥쑥이는 딸아이들의 태명이었는데, 글에선 이 호칭으로 부르고 있다)
작년 어느 날엔가, 아내가 불쑥 휴직 얘기를 꺼냈다.
"내년에 쑥쑥이가 입학하는데 육아휴직할래? 육아휴직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잖아."
아내의 말을 듣고 내 머릿속엔 행복 회로가 돌아갔다.
'우와, 출근을 안 한다고? 내가? 으흐흐.'
근데 이내 행복 회로는 염려로 바뀌었다. 경제적인 부분이 걱정이었다.
"좀 쪼들리지 않겠어? 우리 아파트 대출금 어떡할 거야. 빨리 모아서 갚아야 하는데."
"그런가."
근데 또 아내가 마음을 바꿀까 봐 얼른 말했다.
"그럼 3개월만 해볼까. 3개월 동안은 휴직수당이 좀 나오니까."
"그러든가. 쑥쑥이 입학 초기에 신경 쓸 게 많은데, 딱히 부탁할 데도 없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연말이 되자, 육아휴직 규정이 바뀌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빠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한 방향이었다. 일반 직종과 공무원은 내용 면에서 조금 다르다.
공무원의 경우, 아이의 두 번째 휴직자에겐 6개월까지 육아휴직 수당이 상향된다는 거다. 아내가 아이 낳고 육아휴직을 했으니, 내가 두 번째 휴직자였다. 딱 내게 적용되는 규정이었다. 하늘이 날 돕는 건가.
"됐다. 6개월 육아휴직 진행시켜!"
이 달콤 쌉싸름한 시간을 기록으로 남겨둬야지요. 앞으로 시시콜콜한 휴직 일상을 풀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