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광용 Mar 14. 2024

교사 아빠의 육아휴직 롸이프 2

자동화 시스템의 정착

육아휴직을 통해 실천해야 할 과업을 세 가지 정도로 설정해 보았다.


첫째, 아이들이 새 학교와 바뀐 오후 일정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돕는 것. 이는 육아휴직의 주목적이다.


둘째, 책 읽기로 지식과 지혜의 재료를 쌓고, 부지런히 쓰는 것.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과업이다.


셋째, 몸을 단련하는 것. 꽤 오래 '웰빙*럽'이라는 스포츠 시설 이용 멤버십에 가입했는데, 거의 이용하지 않고 간간이 목욕만 하다가, 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상체 운동도 하지만 하체는 빼먹지 않고 단련한다. 허벅지는 우리 몸의 나쁜 것들을 태우는 쓰레기장 역할을 하고, 면역력을 높인다나. 말벅지를 만드는 게 목표다.


오늘은 첫 번째 과업에 대해 얘길 하겠다.


 내 서식처는 도서관이다. 아이들의 학교 바로 앞에 도서관이 있다. 아내를 차로 태워주고,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나면 도서관에 주차한다. 아직 도서관 문을 열지 않아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헬스장에 가서 간단히 운동을 하고 온다.


학교 주변의 환경은 내 육아휴직에 특화되어 있다. 내가 주로 있는 도서관 3층에서 학교 운동장이 보인다.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도서관으로 날 찾아온다. 첫 주엔 1학년 쑥쑥이의 하교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갔지만, 이번 주엔 스스로 오후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첫 주엔 수업이 마치면 아이들을 도서관에서 만나서, 학원 가기 전에 시간을 보내고 학원 차를 태워 보내고 다시 받고 하는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둘째가 가면 첫째가 오고, 첫째가 가면 다시 둘째가 오는 식이었다.


요일별로 다른 일정들. 한주 지나니까 이제 자리가 잡히기 시작한다. 어느 날은 방과후학교와 영어학원 조합. 어느 날은 영어학원과 피아노, 또 어느 날은 방과후학교와 피아노 조합. 매일 달라지는 퍼즐 같다.


아침에 그날 일정을 말해주면 아이들은 시간에 맞춰 일정을 소화한다. 영어학원 차를 타야 하거나, 일정이 마치면 도서관으로 온다.


드디어, 자동화 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 말은 곧,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난다는 뜻이다. 예전엔 밤을 기다렸는데, 휴직을 한 후론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교사 아빠의 육아휴직 롸이프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