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뽑은 2024년 키워드 시리즈 대망의 마지막 편은 "노무"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이슈들은 가능한 제외 하였습니다.
앞선 이야기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클릭 부탁드립니다.
내가 뽑은 시리즈의 시작이 된 프레젠테이션
(프레젠테이션 - https://gamma.app/docs/2024-HR-10--zb7fz3subz5vzlo)
내가 뽑은 2024년 "HRM" Keyword 8
(https://brunch.co.kr/@best1103/2)
내가 뽑은 2024년 "HRD" Keyword 5
(https://brunch.co.kr/@best1103/1)
2024년 노무이슈는 떠들썩한 ChatGPT나 우하향할 것으로 추정되는 경제전망과는 달리 노정이슈가 하이라이트입니다.
2023년의 노동이슈를 돌아보면,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관련한 노랑봉투법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였고, 정부는 근로시간 면제 법규정 준수를 노동조합에 요구하였으며, 노동조합 회계공시제를 도입하였습니다. 사측은 멀뚱멀뚱 이 불똥이 회사로 튀지 않을까 하며 강 건너 불구경한 셈입니다. 작년 한 해의 노동이슈는 노정 간의 다툼이었습니다.
2024년 역시 이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결국 "2024년 총선"이 이 노정 간의 분쟁의 크기를 조절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할 경우 정부가 강조하는 "노사법치주의"가 확대 강화될 것입니다. 반대로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노사법치주의는 힘을 잃겠지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으로 목표를 선회하여 정규직 중심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를 지적하고, 포괄임금제 금지 등 근로감독 위주의 입법 외 활동이 진행될 것입니다. 물론 야당의 총선승리에 따른 노조법 2,3조 개정이나 취약계층 보호입법 논의 등이 진행될 것입니다. 2024년은 미국의 대선이 있는 해이면서 대한민국은 총선이 있는 해입니다. 이 선거 국면이 많은 이슈들의 방향키를 쥘 것으로 보입니다.
총선이슈에도 불구하고 2024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몇 가지 키워드들이 있습니다.
2023년부터 국민연금 수급연령이 기존 62세에서 63세로 상향되고, 5년마다 1세씩 증가하게 되어 2033년에는 65세에 연금을 수급할 수 있게 됩니다. 국민연금 수급연령의 증가는 곧 법정 정년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60세 정년을 맞이하고 65세 연금수급까지 수입 공백상태를 국가가 조장하는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2023년 현대차 임단협의 주요 쟁점사항 중 하나가 '64세 정년요구'였습니다.
노사정 모두 정년연장은 다가올 미래임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주요 이슈가 청년실업이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들고 나오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미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크로스가 지난 2022년에 시작되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투표권의 규모의 경제가 작은 청년의 목소리보다는 그 윗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미루기도 어렵고 정년연장을 통해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이 시점에 정년연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시작할 것입니다.
노동계에서는 단순 정년연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영계에서는 고용연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용연장은 정년 후 촉탁직 등으로 계속고용을 보장하는 방안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호봉제를 유지하면서 정년만 올리는 것은 기업의 지불능력과 노동자의 연령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감안할 때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차원에서 60세 정년법제화와 임금피크제 도입을 연계했던 10년 전처럼 성과급제 등 임금체계 변경과 정년연장이 연계되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처럼 산업별 기업별로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제도의 도입은 글로벌 경제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는 우리에게는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따라서 가능한 유연한 제도로의 검토를 희망합니다.
앞서 2023년 정부는 근로시간 면제제도 준수와 노동조합 회계공시를 통해 "노사법치주의"를 요구하고 있음을 말씀드렸습니다. 이 쌍끌이 아젠다를 통해 '노동'에서 재미를 본 정부는 아마도 올해도 계속하여 확대강화할 것입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입법차원에서 가속화되고 언론을 통해 확대되느냐의 문제이지, 고용노동부는 총선 결과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이 2가지를 통해 노동조합을 압박할 것입니다.
근로시간 면제제도는 많은 노동조합이 제도에 맞춰 변화되었음에도 일부 편법적 운영을 계속한 것이 문제가 됩니다. 기준과 달리 과도한 면제시간을 부여한다던가,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추가 급여를 지급한다던가, 면제업무 수행과 별개로 고정적으로 추가적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것 등은 모두 부당노동행위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부당노동행위의 주체가 '기업'이지만 그 시정결과는 모두 노동조합에게 불리하게 적용되게 됩니다.
정부는 지난 2023년 11월 노조법 시행령 개정(회계감사원 자격 강화, 결산결과 공시 의무화) 및 소득세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노동조합의 회계공시와 조합원의 조합비 세액공제를 연결시켰습니다. 결국 노동계의 강한 반발은 조합원 여론을 의식하여 사그라들었고 공시는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한노총이 노조법 및 소득세법 개정안의 위헌소지를 제시하였는데 그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세액공제'는 정부의 신의 한 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총선결과가 어떻든 최근 노무 관련 사항은 입법도 행정도 아닌 사법부가 리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즉, 주요 노동 판례가 현실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휴일근로와 관련하여 일주일에 대한 해석', '연차휴가부여시점에 대한 해석', '선택적근로시간제에 있어서 소정근로시간수에 대한 해석', '근로시간을 위반하는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해석' 등이 있습니다.
원래 가장 많이 개정되는 법령이 세법과 노동법이었는데 최근에는 법이 바뀌기보다는 판례에 따른 영향이 더 크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올해 주목해야 하는 대법원 판결이 여러 가지 있지만 딱 3가지만 꼽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통상임금의 고정성
-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 원청의 사용자성
통상임금은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으로 정리가 되었음에도 법에 명시되지 않은 고정성과 관련하여서는 일부 하급심에서 재직자 조건의 고정성이 불인정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5년 정도 대법원에 계류 중인 통상임금의 고정성 관련 사건이 올해는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다만 많은 제조기업들이 이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임단협을 지난 수년간 체결해 왔기에 그 영향이 과거보다는 크지 않은 상태라 예전보다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대한민국 모든 기업들은 아니지만 대기업 노무담당자들의 최고 관심 판례는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판례입니다. 삼성, 하이닉스 등 경영성과급 비중이 큰 기업들이 사건의 당사자이고 이 기업들이 대한민국을 리딩하는 기업이다 보니 판결이 가져올 파장이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공공기관과 달리 각 기업들의 사정이 모두 다르기에 각 소송이 모두 다를 것이라 볼 수 도 있지만, 최근 잇따른 '임금피크제'관련 소송들을 보면 이후 줄지어 나타날 소송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제도 또한 이에 맞춰 달라질 것입니다. 만일 사기업의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이 인정된다면 최근 무척이나 높았던 대기업들의 임금인상률 및 성과급과 올해부터 나타날 저성장 국면의 시너지로 구조조정이 선제적으로 진행된 기업일수록 소송이 더 격화될 것입니다.
원청의 사용자성 이슈가 단순하지 않은 것은 노동조합이 없었던 대기업일지라도 하청업체에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부 또는 자문을 통한 법률적 판단에 따라 응하지 않았는데, 법원이 사용자라고 판단했을 때 형사처벌까지 가능합니다. 원청의 사용자성이 대법원에서 인정되는 경우는 현재 정치적 상황으로 인하여 코미디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거부한 노란봉투법의 내용 중 일부가 사용자성 확대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거부했음에도 판례에 의하여 입법효과가 생기는 상황이라 대법원에서도 많은 부담을 느낄 것입니다. 한편 대통령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총선 결과에 따라 재입법 될 수도 있기에 저는 총선 이후에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앞선 글에서 반복적으로 2024년을 저성장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미국의 자국이기주의'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달리 에너지수출국이 된 미국이기에 세계의 경제침체를 우려하기보다는 자국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결론은 저성장이고 이는 우리나라가 가장 큰 직격을 받게 됩니다. 가진 게 없고 내수가 작아서 태풍이 불면 휩쓸리는 건 필연입니다.
저성장의 가장 큰 특징은 고용조정입니다. 권고사직과 명예퇴직 및 회망퇴직이 증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가장들이 산으로 가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거나 배달배낭을 멜 것입니다. 코로나의 실질적인 종식으로 배달산업이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플랫폼종사자들이 증가하게 되면 증가된 배달료는 다시 인하될까요? 아마도 배달료는 유지되면서, 배달인들에게 지급되는 비용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1997년 IMF 또는 2008년 리먼사태, 그 시절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던 회사에 대한 Loyalty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습니다. 준비가 불충분한 고용조정은 노동부나 노동위 어쩌면 인권위까지 연결되는 고소, 고발, 진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물론 소송까지도 가는 비율이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근로자들의 법률적 지식도 늘었고, 노무사, 변호사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플랫폼산업은 어떻게든 긴 싸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생계의 문제에 있어서 돌파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매년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예방교육은 오프라인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단 한건이라도 발생하면 회사의 조직문화가 박살이 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년 깜짝 놀라는 사실은 접수건수의 증가입니다. 법 시행 첫 해인 2019년 약 2천 건의 신고건수는 2020년 6천여 건으로, 2021년 8천여 건으로, 2022년 9천여 건으로 매년 1천 건이 넘게 증가해오고 있습니다. 사건의 내용이 괴롭힘으로 인정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건이 접수되는 순간 인사담당자는 괴롭습니다. 아마도 사건 이후에는 근로감독이 기다라고 있지 않을까요? 사건이 금세 끝나지도 않습니다. 사건 진행 중에 의사결정을 잘못하는 순간 어떤 결과를 낳을까요? 회사는 법인은 주로 벌금을 통해 처벌받지만 인사담당자 인사팀장 임사임원은 그 결과와 무관하게 선제적으로 책임을 지는 경우를 왕왕 보았습니다. 노무담당자시라면 이러한 불행한 일이 없도록 선제적 관리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마도 2024년은 2023년보다 신고건수가 적어도 천여건은 증가할 것입니다.
저성장의 시대는 비용절감을 요구할 것이고, 고용조정도 나타날 것입니다. GenAI의 등장은 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노무담당자도 불안합니다. 이 시대가 주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합니다. 노동조합도 불안합니다. 세대차이에서 오는 불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양 당사자 모두 불안한 시대 Win-Win전략이 필요합니다. Puls-Sum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누가 먼저든 먼저 사과하고 손 내미는 사람이 멋지지 않나 싶습니다.
Fin.
내가 뽑은 2024년 "HRD" Keyword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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