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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dy An Jan 31. 2024

브랜딩 = 차별성, 일관성, 지속성

Supersense Letter 16

안녕하세요, 수퍼센스 Wendy입니다.

1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2024년 1월 어떻게 보내셨나요? 시간은 누군가에겐 빠르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더디게 지나갔을 테지요. 제게는 시간에 가속도가 붙은 것처럼 순식간에 지나간 새해의 첫 달이었습니다. 오늘 꼭 30분 남짓 고요한 시간을 가지며 지난 한 달을 돌아보고 11개월을 살아갈 보다 분명한 목표와 이유를 정리하고 기록해야겠습니다. 매달 첫날과 마지막날은 단순히 날짜와 요일만으로 표현하고 그치기엔 아쉬움이 남는 듯합니다. 그러면서 생각해요. '인간은 '의미 부여'에 가치를 두는 삶을 사는구나. 어느덧 생활에 깊숙이 스며든 일종의 습관이구나'라는 생각이요. 오늘, 의미 있는 하루 보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한주 내내 뇌에 각인시키고자, 진정한 의미를 더 깊이 느끼고자 의식적으로 계속 되뇐 한 문장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지난주 글에서 다룬 브랜딩에 대한 정의인데요. 브랜딩 전문가 전우성 님의 강의에서 얻은 귀한 가르침을 하나만 꼽으라면 한 문장 속에 모든 답과 전략이 들어있는 이 정의가 아닐까 합니다. 


브랜딩의 정의: 남들과 나를 구분 짓는 나만의 가치를 만드는 행위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강의를 들으며 브랜딩의 정의를 제 생각과 마음의 '등대'로 삼고 집중해 보았습니다. 여러 생각이 찾아오고 마음이 복잡해져도 돌아올 곳, 즉 중심이 있으니 더 정확하고 뾰족하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왜 강의 틈틈이 되새겨주시는지의 이유를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https://www.gainge.com/contents/videos/2694


브랜딩의 시작점은 '핵심경험의 정의다'라는 지점에서부터 다시 가볼까요? 그 핵심경험 중 하나인 '기능적 핵심경험'은 지난주 정리드린 바 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은 두 번째 핵심경험 '감성적 핵심경험'을 다룬 강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요약해 봅니다. 브랜딩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며 방향키를 다시 설정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감성적 핵심경험이란? 
자신만의 이미지와 개성, 태도, 스타일 — 정의하는 게 감성적인 경험에 대한 이야기 


지난주 기능적 핵심경험을 다루며 언급했던 시장의 '품질과 기능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기능적 핵심 경험 만들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우성 님의 지적과 함께 대안으로 제시해 주신 건 바로 '감성적 핵심 경험' 만들기입니다. 살아있는 예시를 통해 더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로 흡수해 볼 수 있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지난번과 동일하게 예시의 경우 경어를 생략합니다). 


사례 1. 배민의 예

기능적 핵심경험이 있었다. 배달앱의 시초. 시장에서 그들만의 강점을 갖고 시장에 진입을 했다. 굉장한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어서 요기요, 배달통 등 신생업체 시장 진입. 품질에 있어서 상향 평준화. 기능적 핵심경험 상향 평준화. 그때 배민만의 감성적인 경험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배민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 그들만의 개성, 태도, 느낌을 만들기 시작한 것.  굿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콘셉트가 피식하고 웃는 B급 감성의 굿즈를 배민만의 감성적인 경험으로 잡고 움직이고 있다. 치믈리에 자격시험 프로모션 진행하고 잡지에 위트 있게 카피 써서 느낌을 전달하는. 배민만의 유머코드를 만들고 있다. 팬클럽도 생김. 배짱이. 뚜렷한 그들만의 남들과 구분 짓는 자신만의 감성을 만들었다는 것 - 유머코드.


사례 2. 현대카드

카드사만의 장점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카드의 결제는 너무 기본적인 기능이 됐고 그 외 카드사 강점은 혜택인데 이미 상향평준화됐음. 업계 7, 8위로 진입했을 때 슈퍼매치(마리아 사라포바 초청 매치)를 열었다. ‘왜 이런 것들을 만들었을까?’ 슈퍼콘서트(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 서울의 핫스폿에 라이브러리, 복합문화공간, 컬처프로젝트. 매출 올릴 수 있을까? 그건 모른다. 하지만 만드는 이유는 이들만의 다른 카드사에서는 할 수 없는 감성적 핵심 경험을 계속 만들어오고 있는 중(2005년부터). 현대카드가 추구하는 감성적 핵심 경험은 ‘고품격 문화생활’이다. 현재 신한 삼성 다음으로 3위. 신한, 삼성조차 현대카드의 브랜딩을 많이 벤치마킹해 왔다. 나만의 가치가 더욱 상승한 경우다. 감성적 경험을 정의하는 건 쉽지 않다. 배민도 사실 처음엔 굉장히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그들만의 감성적 코드를 잡아 내고 계속 브랜딩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배민이 있는 것. 무조건 남들과 달라야 한다. 당장 정의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서 무조건 남들과 달라야 한다. 




두 예시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전우성 님이 거듭 강조한 바가 있습니다. 바로 '내가 하는 무언가에 있어서 무조건 남들과 다르게 해 보라'라는 제언입니다. 저는 '무조건'과 '다르게'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당연히 단번에 되진 않겠지요. 하지만 방점을 찍은 두 요소에 모든 무게감을 싣고 반복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실질적인 용기를 얻었습니다. 결국 방향 설정에 있어 실패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는 이어서 설파합니다. 감성적 핵심경험을 나만의 장점, 개성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것은 곧 '차별화'라는 것이죠.  (기능적 & 감성적 핵심 경험 모두에 해당된다고 짚어 주셨습니다.) 감성적 핵심경험을 정의하는 것이 당장 어렵다면 일단은 뭔가를 다르게 하라고 거듭 제안합니다. 그런 시도 끝에 내 장점과 개성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전우성 디렉터는 장기하를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이유가 명확하다고 합니다. 1집 나왔을 때 ‘싸구려 커피’, ‘별일 없이 산다’에서의 장기하의 감성과 최근 앨범이 일맥상통한다는 것이죠. 언더그라운드 같고 B급 같지만 그 안에는 장기하만의 철학과 감성이 묻어있고. 사람들 왈, ‘장르가 장기하다'라는 것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고 합니다. 장기하만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외치는 말인데 장기하만의 모습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서 가능하지요. 이단아 같고, 철학자 같고, 많은 팬을 보유한 가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차별화를 지속한 덕분이라고 본다는 것이고요. 중요한 포인트를 이어서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 다름을 계속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강조와 함께. 키워드로 기억합시다! 단순함 속에 진리가 있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


차별성, 일관성, 지속성


차별화를 가질 때 비로소 우리 브랜드의 존재감이 드러나고 반복적으로 보여줄 때 머릿속에 각인되는 것이지요. 우리 옆구리를 찌르며 묻는 듯 그는 "큰 회사 이야기인 거 같나? 절대 그렇지 않다. 배민도 작은 회사였다.

29cm도 합류 당시 40명 밖에 없었다. 라운즈는 아직까지도 40명 밖에 안 된다."라며 위로와 격려를 건네왔습니다. 


정리해 보면, 무조건 다르게 해 보고 그 안에서 나만의 모습을 찾아가 보자는 것입니다. 기존의 틀을 깨고 남들에게 확실히 다르게 보여야 남들도 나를(내 브랜드를) 기억하게 되고, 그 기억이 각인되는 순간 내 안에서 인식으로 전환되는 시기가 온다고 합니다. 



위 이미지는 전우성 님이 예시로 들어준 실제 대화입니다. 지인이 페이스북에서 식당 예약을 하려다 아쉽게 예약은 못했지만 브랜드가 뇌에 각인될 수밖에 없었다며 감탄을 했던 대화라고 하는데요. 차별화는 이렇게 시작할 수 있고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결국 어느 지점에 다다랐을 때 대체불가한 브랜드가 돼있을 거라고 합니다. 덧붙이기를, 핵심경험의 도출과 정의를 생각해 보는 게 브랜딩에 있어서 가장 선행돼야 하는 작업이라며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기억하고 가야죠. '브랜딩은 남들과 나를 구분 짓는 나만의 가치를 만드는 행위'.




저도 하고 있는 비즈니스 특성상 기능적 핵심경험을 만들기 어려워 마음에 상처를 입기 직전이었는데요. ^^; 감성적 핵심경험 강의를 듣고 분명하고도 구체적인 희망을 찾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의의 화룡점정은 마지막에 전우성 님께서 건네주신 주옥같은 5가지 조언이었는데요. 그 무엇보다 브랜딩의 정수라 생각됩니다. 저를 포함해 브랜딩의 망망대해를 건너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선명하고 명쾌한 이정표가 되길 바랍니다. 


[브랜딩을 기획하는 분들께 드리는 조언]


(1) 크게 생각하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세요.    

생각은 크게 하세요. 우리 브랜드의 가치, 어떤 경험이어야 되고, 어떤 감성적인 뾰족함을 만들어야 할지 크게 생각하되 작게 시작하세요. 

조금씩 스케일을 키우세요.


(2) 고객중심과 브랜드중심    

고객중심 중요합니다.. 무조건 생각해야 합니다. 

다만 브랜딩은 브랜드 중심으로 생각해 보세요. 고객의 니즈는 계속 변합니다.. 그 니즈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건 맞지만(계속 바뀌는 트렌드에 맞춰서 브랜딩을 한다고 하면 나만 따라가는 게 아니라서 차별성을 줄 수 없다), 트렌드를 쫓아가기보다는 우리가 트렌드를 만든다고 만들고 브랜딩을 해야 하는 것이죠. 더 단단하게 우리 중심으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유행은 참고만 하세요.


(3) 한 명의 팬을 만들라.    

모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는 없습니다. 사랑받으면 분명히 안티도 존재합니다. 

일단 나를 좋아하는 팬을 먼저 만들자는 거죠. 1, 2, 10, 100명 관계없습니다.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팬은 다른 팬을 데리고 옵니다.

일단 본인이 있는 씬에서 먼저 회자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이후에 좀 더 넓게 대중에게 퍼트려지는 게 낫습니다. 처음부터 대중을 의식하지 말자는 겁니다.


(4) 숫자에 매몰되지 말자.    

숫자만 바라보고 달려가다가는 나의 방향성을 잃을 수 있습니다. 브랜딩의 방향성을 명확히 잡고 가고 있는데 나온 숫자를 더 높이기 위해 방향성을 트는 일은 없어야 됩니다.

라운즈 예시) 가상피팅 콘셉트 → 어필 → 앱 다운로드 증가 (앱다운로드 늘리기 위함이 아니었고 기능적 핵심 경험을 알리는 게 먼저였다) → 숫자에 매몰되는 게 뭐냐면 ‘앱 다운로드 수’가 늘었으니까 이걸 늘리려면 뭘 더 해야 할까?를 하는 것이 숫자에 매몰되는 것입니다.

굉장히 조심해야 합니다. 유혹이 있어요. 명확한 방향을 잡고 거기서 나오는 숫자에만 집중을 하세요. 숫자를 먼저 바라보고 방향을 정하지 말라는 겁니다. 일관된 방향으로 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5) 배와 물의 비유    

배가 물이 없으면 뜰 수가 없죠. 배가 물에 떠도 어느 정도 이상의 물이 채워지지 않으면 앞으로 가기가 힘들어요.

배가 우리의 브랜드고 브랜딩이 물을 붓는 행위라고 생각을 해보면…어느 정도 이상이 돼야 배가 움직인다는 겁니다. 한 바가지 두 바가지 세바가지 붓고 배가 안 움직인다고 브랜딩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계속 물을 부어야 합니다. 브랜딩은 장기전이예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기억을 바꾸고 우리를 각인시켜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한두 번 갖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거죠.

시장을 보면 브랜딩을 잘하는 기업들만 브랜딩을 잘합니다. 안 되는 기업들은 한두 바가지만 붓다가 포기한 건데 부러워하기만 하고 계속 포기합니다.

물에 뜨고 나야 배는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속도가 빨라지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어떤 행위를 해도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이 열광할 겁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 




Wendy’s CMO인 칼 로레토의 메시지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전우성 님의 출처: 롱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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