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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주 Jan 04. 2024

예쁘네. 누가? 내가

얼마전에 맞춰드린 돋보기를 엄마가 깔고 앉아서 망원역에 있는 안경점에 다녀왔다.
망원시장에서 딸기 6천원, 족발 만 원, 정명이 닭강정을 사서 부지런히 왔더니 기저귀를 벗어 던져놓고 잠들어 있는 엄마.
"그래, 그렇지 뭐. 집이 좋지. 이렇게 한번씩 말려야 욕창도 안 생기고 피부가 뽀송뽀송 하지."
하고 나를 이해시킨다.
세탁기를 돌리고
젖은 옷을 갈아입혀 드리고
가그린을 물걸레에 묻혀 방걸레질을 하고
미끄럼방지매트를 욕실에서 샴푸로 싹싹 닦고
혈당을 재고
혈압을 재는데
어제 인화해서 집안 곳곳에 붙여둔 사진(나는 이 작업을 기억저장소라고 부르리/바닷가의 추억, 정명이와 가족과의 기억 등등)을 바라보고 있던
엄마가 말했다.
"예쁘네."
"누가?"
"정애가"
아 엄마, 당신 모습이 예쁘게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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