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얼로그 출간 후기 1] 글을 짓는 마음
"너는 너무 생각이 많아"
생각이 특기, 고민이 취미라고 웃으며 말하고 다녔다. '생각이 많은 여자'라는 책을 보면서 생각을 무조건 없애야 하는 걸까라는 또 다른 생각이 피어올랐다. 때로는 뇌가 잠깐 멈췄으면 좋겠다고 소망하며 생각 회로에 스위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도 해봤다. 글은 그런 내게 출구같은 존재가 되었다. 발산하다 보니 점점 글 쓰는 것이 편해지고 좋아졌다. 그렇게 생각이 많은 내게 메모는 습관이 되었다.
신문에 게재했던 칼럼이 쌓여갈 무렵, 한번 정리를 해 책으로 묶어야겠다고 다짐했고, 그렇게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다. 흥미롭게도 대답은 네, 아니오 그 중간에서 돌아왔다. 출판사에서 한 인터뷰에 실린 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도시와 전시에 대한 책을 이야기했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 내가 생각했던 도시와 전시를 나눠도 될까. 개인적인 이야기와 인문적 내용이 교차되어 진정 책이 나와도 될까.
다소 딱딱한 어투로 전문적인 내용을 연재했던 신문에서의 글쓰기와 저서는 달랐다. 이삼십 대의 사람들과 공간과 사람에 대해 나누고 싶다는 출판사 팀장님의 응원 덕에 용기를 냈다. 전시와 도시 사이 나의 여정을 이야기하며 내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엮어내었다. 조경을 하다 전시를 만나게 된 운명적 만남, 도시로 나아가는 전시의 여정, 전시가 도시가 되어가는 흐름대로 다섯 장의 목차가 구성되었다.
1. 전시, 삶 속에 스며들다
2. 대화의 현장, 전시를 만나다
3. 도시와 전시, 모든 경계에 꽃이 피다
4. 도시를 짓다
5. 도시 그리고 삶, 숨결을 더하다
그때 완성된 목차의 흐름 그대로 조금 다듬어 1년 뒤 정말 책이 나왔다.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과정, 고민의 답을 찾고 생각을 정리해나가는 과정이 글이 되어 그동안의 내 삶에 토닥토닥 '수고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내가 탐구해 온 전시와 도시가 연리지처럼 엮여 멋진 나무로 자라났다.
책이 마무리된 지금 상황에서 나도 내게 계속해서 묻는다. '글을 왜 쓸까.''왜 책을 썼을까'
분명한 것은 내가 나를 토닥이며 사랑하기 위해 생각과 기억을 출력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마 '무엇을 썼을까'만큼, '왜 썼을까'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그 '왜'라는 질문을 책이 완성되고 나서 나또한 다시 돌이켜본다.
그리고 이제 그 글이 세상과 만난다.
누군가 내 글을 보며 열심히 사는 스스로의 삶을 더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소중한 추억과 만남이 기다린다는 기대도 더해졌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누구보다 스스로를 만나는 시간이 더 의미있어질 것이다. '다이얼로그'는 전시와 도시 사이, 공간과 사람의 대화를 건넨다. 여기에 더해 글을 읽는 사람 모두에게 말을 걸고, 그 대화가 각자의 공간, 도시로 생동감있게 나아가길 제안한다.
책 제목 '다이얼로그'가 내게 너무나 진한 이유는 나 자신과의 대화가 곧 내게는 글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많은 나와 사이좋게 대화한 결과물, '다이어로그_전시와 도시 사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