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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펫 Nov 13. 2019

강아지도 수능 금지곡이 있다?

 올해의 수능, 2020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왔습니다. 


수능을 준비하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수험생과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님은 무척 긴장되는 기간이지만, 장난기 가득한 네티즌들은 이맘때쯤 되면 '수능 금지곡', 그러니까 한 번 들으면 계속 머리에 맴돌며 다른 일을 못 하게 만드는 음악들을 인터넷에 올리곤 하는데요. 

흔히 언급되는 수능 금지곡으로 샤이니의 '링딩동', 오로나민C 광고 음악 등이 있지만, 원래 제목보다도 '암욜맨'으로 더 널리 알려진 SS501의 '아임유어맨(I'm your man)' 이 유명합니다. 


중독성이 얼마나 심하면 암욜맨을 소재로 한 인터넷 밈이나 만화가 따라닥닥... 아니 따로 있을 정도죠.  

사진=Fotolia(이하)

반려동물들에게도 그런 음악이 있을까요? 수능 금지곡과 의도는 조금 다르지만, 반려견의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여러 장르의 음악을 사용해 행동의 변화나 스트레스 호르몬의 변화를 측정하려고 한 문헌들이 종종 발표되곤 합니다.  


이쪽에서(?) 가장 잘 알려진 논문이라면, 아마도 2012년에 동물행동학회지에 발표된 '청각 자극이 개들에 미치는 행동 효과(Behavioral effects of auditory stimulation on kenneled dogs)'이라는 문헌이 아닐까 합니다.  

이 실험에서는 보호소에 있는 강아지들에게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들려줬고, 수면시간과 짖는(소리 내는) 시간, 몸을 터는 행동의 빈도 등을 측정했죠.  


결과는 음악을 들려주지 않은 경우나 헤비메탈 등 다른 장르의 음악보다도 클래식 음악을 들려줬을 때 수면시간과 짖는(소리 내는) 행동이 줄어들었고, 이후로 '강아지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는 내용으로 보호자들 사이에 알려지게 됩니다.  

이후의 연구 결과에서도 강아지들이 클래식 마니아인 것으로 밝혀졌을까요? 확실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음악 장르에 따른 개의 스트레스 차이(The effect of different genres of music on the stress levels of kennelled dogs]' 등 반려견이 안정을 느낄 만한 음악(소리 자극)을 찾아내기 위한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기존 내용과 반대로 소프트 록과 레게 음악을 들었을 때 좀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심지어 어떤 연구자들은 이런 상반된 연구 결과를 두고, "반려동물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인간의 기준인 장르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종별로 선호하는 특수한 종류의 음악이 따로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가설에 입각해 인위적으로 만든 음악들을 고양이에게 들려주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죠. 


언젠가 모든 반려견들을 사로잡아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다주는 음악을 인간이 찾아내는 날이 올까요? 개인적으로는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보호소뿐만 아니라 동물병원에도 꼭 필요한 콘텐츠가 될 테니까요. 

※ 본 콘텐츠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가 노트펫에 기고한 칼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에디터 김승연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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