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는 거의 사람수만큼이나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자신과 견해가 같지 않다면 조금도 참으려 하지 않는다. 당신은 당신의 견해가 옮다고 확신하는가? 그러나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자기들의 견해를 옳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생각에 대해, 혹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생각에 대해 너무나도 뚜렷한 확신을 가진 나머지 오만하게 다른 사람을 멸시하기에 이르렀다. 오직 혼자만이 옳다는 오만에서 차별과 잔인함과 박해가 나온다. 오로지 권력 최상층의 높으신 분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때로는 어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런 탄압과 박해들이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난다. 칼뱅은 종교개혁을 성공한 이후 25년간 정신적 독재를 펼치면서 사람들에게서 가차 없이 모든 개인적 자유를 빼앗는 것이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이 경건한 폭군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친 온갖 요구들을 강요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오직 사람들에게 참되게 살라고,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의지와 뜻에 따라서 살라고 요구했을 뿐이라고 믿었다. 어느 누구도 인격을 무시하고 강제로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 강제한다고해서 인간을 더 낫게 만들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강요해서 믿음을 갖게 하려는 행동은, 영양가 있는 음식을 입에 억지로 쑤셔넣는 사람의 행동과 똑같이 소용없는 짓이다. 그러므로 생각이 다르다고 다른 사람을 박해하고 탄압하는 일은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 진정 지혜로운 사람은 더불어 존중하며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자신의 지혜로 인해 스스로 교만해지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시고 교만한 자를 꺾으시고 겸손한 자를 높이신다.
-슈테판 츠바이크 (Stefan Zweig, 1881~1942, '칼뱅에 맞선 카스텔리오 또는 폭력에 저항하는 양심'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