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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이 Apr 01. 2018

4910m 로부체,
구름속을 걷다

EBC Trekking


01  카트만두 - 루클라 - 팍딩 (2610m)  
02  팍딩  - 몬조  - 남체(3440m) 
03  고소적응일 
04  남체 - 텡보체 - 디보체(3820m)
05  디보체 - 팡보체 - 딩보체(4410m) 
06  고소적응일
07  딩보체  - 로부체(4910m)
08  로부제 - 고락셉 - EBC(5364m)
09  고락셉  - 팡보체(3930m)
10  팡보체 - 남체(3440m)
11  남체 - 루클라(2840m)
12  휴식일
13  루크라 - 카트만두


Lobuche


딩보체 가는길과 함께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이다. 등반중에 목숨을 잃은 이들을 위한 추모비들이 있다. 

탑의 이름중에 익숙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나중에 돌아오서 찾아보니 에베레스트 영화속의 제이크 질렌할이 연기한 마운틴매드니스 가이드였던 그 스콧피셔였다. 

잠깐 앉아서 쉬면서 가이드에게 지나가듯 물었다. 이사람들은 그렇게 좋아하던 산에서 삶을 끝냈으니 행복한걸까? 가이드가 읭? 이라는 표정을 지었는데, 그들에게는 이 일이 생계를 위한 돈벌이 일뿐일텐데 질문이 잘못된건가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인생의 마지막은 가족과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해야하는게 행복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다. 



구름 한점 없던 로부체 가는길의 풍경 전날 내린 눈때문에 하얀 길의 풍경을 볼 수 있었지만 겨울임에도 눈을 밟을 수 있었던건 이날뿐이었다. 강한 햇빛떄문인지 이상기온때문인지 봄날같던 트레킹 내내의 날씨



뒤돌아보니 아마다블람이 보이고 있다. 



지금은 이제 쓰이지 않는 쓰러져 가는 돌로 만들어진 오두막과 그 뒤로 촐라체가 보인다.



고도를 올리고 있는데 스케일감이 없어서 얼마나 높은지 멀리 떨어진지가 감이 안잡힌다. 

아무리 올라가도 주변이 다 고산으로 풍경처럼 펼쳐져 있기 때문에 점점 그게 질리는거같다. 



롯지가 나타났다.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햇빛을 쐬고 수다를 떠는 시간을 가진다. 

중국인 단체가 남체에서부턴가 함께하기 시작했었는데 딩보체에서 우리는 하루의 휴식시간을 가졌는데 그들은 원래 고산지역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럴필요없다고 하더니 로부체를 가기전즘에 몇명이 내려오고 있었다. 

두통때문에 견딜수가 없어서 어쩔수없이 하산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롯지의 창문엔 온갖 스티커들로 도배가 되어있다.
방금 쉬었던 마을과 병풍처럼 늘어선 산의 풍경이 펼쳐진다.


게속되는 오르막 때문인지 숨이찬다. 지친다. 나란 인간 오르막쟁이였는데 여긴 조금만 올라도 숨이차고 힘을주려하면 머리가 지끈거려서 점점 힘들어진다. 계속 이야기했다 분명 쉬운 산인데 왤케 힘드냐. 


길 위에서 계속 만나게 되는 마니석
타르초가 길위에 날리고 있다.


아마다블람이 점점 시야에서 사라진다. 몇시간을 걸었는데도 거리감을 알수가 없어서 같은 풍경이 계속되는듯한 착각이 든다. 착각이 아니라 개미한마리가 사막을 지나가는 거라서 그런건가!

 



오르막의 끝에 다다르자 포터들은 이미 짐을 내려놓고 기다리고 있다. 

에베레스트 등반중에 목숨을 잃은 이들의 추모비가 이곳에 있다. 익숙한 이름도 보인다. 



로부체 숙소에 도착해서 보니 구름이 지나가는 속에 있기 때문인지 계속해서 구름은 지나가고 있고 풍경이 그때마다 바뀌고 있다. 



숙소에 들어가서 차를 마시고 육포를 씹어 먹으며 오후의 시간을 보낸다. 저녁식사를 하려는데 부모님, 딸의 한국인 그룹이 있었다. 아버지가 향신료때문인지 이곳의 음식에 적응을 못하시고 식사를 잘 못하셔서 감자만 드셨다고 해서 가져온 간식을 나눠드렸다. 힘내세요! 어머니가 안나푸르나는 음식도 잘 나오고 트레킹도 어렵지 않았는데 이곳은 너무 힘들다며 울상이셨다. 끝까지 잘 올라가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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