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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인 마음여행자 Oct 24. 2023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인플루엔셜, 2023)은 세계적 지성인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신작이다. 전작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에서 ‘나이듦의 새로운 태도’에 대한 통찰로 장기간 인문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바 있는 그는 이 책에서 무기력의 시대에 열린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얘기한다. 


스마트폰이 우리 삶을 바꾸었다. 이제 우리는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대부분의 일을 해결할 수 있다. 침대 위에서 영화를 보고, 사무실 대신 식탁에서 업무를 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맛있는 음식이 집 앞으로 바로 배달된다. 삶은 편안하고 쾌적해졌다. 하지만 권태와 무기력이라는 새로운 병이 현대인들의 삶을 좀먹고 있다. 무기력의 원인은 ‘고립’ 과 ‘진짜 경험의 부재’임을 저자는 지적한다. 


스마트폰 덕분에 시공간을 초월한 삶을 살고 있는 듯 하지만 실제 개인은 고립되어 있다. 밖으로 나가는 대신 좁은 방 안에서 화면을 통해 보이는 세상과 소통한다. 몸으로 부딪쳐서 익히는 경험은 점차 가상 현실로 대체되고 있다. 


저자는 “슬리퍼를 벗을 일이 없는 삶은 구두나 스니커즈를 신고 리듬감 있게 걸어가는 삶만큼 흥미롭지는 않다”라고 말한다. 슬리퍼는 늘어지고 무기력한 삶의 상징이다. 슬리퍼를 신고 잠옷을 입은 채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세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점점 줄어든다. 저자는 “슬리퍼를 벗을 일이 없는 삶은 구두나 스니커즈를 신고 리듬감 있게 걸어가는 삶만큼 흥미롭지는 않다”라면서 삶의 리듬을 회복하자고 주장한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현명함이 아니라 가벼운 광기요, 영적인 치료제가 아니라 짜릿한 도취다.” 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진짜 삶을 회복하기 위한 여정을 안내한다. 여행, 방, 모험성, 탈주, 에로스, 실존 등 15가지 단서를 따라 가며 생의 감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빗장을 열고 밖으로 나가 새로운 바람을 맞이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침대에서 당장 일어나는 일이다. 이 책이 도와줄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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