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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초이 Feb 26. 2022

35살 여자의 우아한 아침에 대하여

나만 이래?


내가 상상하는 어른 여자의 아침은 이렇다.


 알람이 울리자마자 온몸을  늘리며 일어난다. 약간 춥지만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고, 바깥 공기를 마시며  분간 스트레칭을 한다. 3분간 양치  장미향이 나는 바디워시로 샤워를하고, 샴푸 린스를 마친   몸에 꼼꼼히 로션을 바른다. 선크림을 르고 다이슨으로 머리를 말린다. 생각해 놓은대로 옷을 입고 전신거울을 한번    텀블러를 들고 집을 나선다.




 나의 아침은 이렇다.


 알람이 울리자 짐승 소리를 내며 혹시 일찍 울린 건 아닌지 시간을 확인하고, 남은 알람들을 끄며 늦잠 자지 않았음에 안도한다. 트위터를 켠다. 남의 집 고양이와 강아지를 보며 현실을 외면한다. 아침에는 따뜻한 물이 늦게 나오기 때문에 뜨거운 쪽으로 돌려 물을 틀어 놓고는 양치를 시작한다. 이불을 뒤져 자기 전 썼던 새티스파이어를 찾아 ‘아이깨끗해’로 씻어 비밀 서랍에 넣는다. 따뜻한 물이 나오면 빠르게 온몸을 적시고 비누로 머리를 감는다. 머리를 헹구는 동시에 세안비누를 거품내 얼굴부터 발 끝까지 훑어 내려간다. 손바닥으로 여기 저기 털의 길이를 확인하고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젖은 몸에 바디 오일을 바른다. 존슨즈 베이비 카모마일 향. 다리부터 시작해 얼굴, 머리까지 오일을 바르고 대충 물기를 닦고 손이 깨끗할 때 얼굴을 만져야 한다며 선크림을 쭉 짜서 세수하듯 얼굴에 펴 바른다. 한 손으로는 트위터를 보며 한 손으로 젖은 머리를 벅벅 빗는다. 어차피 묶을 거니까 가장 세고 뜨거운 바람으로 머리를 말린다. 뭐 입을까 정해야 하는데 손가락은 스크롤을 내리며 아침부터 워들을 실천하는 트친들에게 마음을 눌러주고 있다.


 사실 난 좋아하는 옷 조합이 정해져 있는 편이라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양말 색깔, 티팬티를 입을까 네모 팬티를 입을까만 정하면 좋아하는 바지에 다리를 넣고, 티를 입고, 두꺼운 가디건을 걸치면 출근 복장은 완성이다. 외투는 롱패딩이고 텀블러를 포함한 모든 짐은 패딩 주머니에 쑤셔 넣으면 끝이다. 운동화를 신고 빠르게 집을 나선다.


 아 맞다,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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