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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학교 서울 Aug 27. 2019

관심 끌기 다툼

Attention-Seeking Arguments

우리가 직접 파트너라 이름 붙였고 그들의 삶이 우리 삶과 깊이 연관되어 있지만, 상대방에게 실제로 물어보기에 가장 어려운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당신은 여전히 나를 사랑하나요?”이다. 상대가 우리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이유는 많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도 인정할 만큼 꽤 도전적인 행동으로 그들을 몰아붙였을지도 모른다. 또 우리는 더 이상 젊어질 수도 없다. 또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다른 사람들이 무척 많다. 특히 직장에, 그리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 삶의 영역에. 어쩌면 그 사람들은 우리 파트너에게 대단히 훌륭한 것들을 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생각해보면 누구도 믿기 어렵다. 게다가 때마침 조짐이 별로 좋지 않다. 왠지 파트너가 전화기를 손에 들고 있는 시간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주의가 산만하다. 정신이 다른 곳에 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매우 강렬하게 안도감을 원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공포심을 드러낸다. 우리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뜻이고, 상대방이 어느 정도까지 우리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우리 삶이 그들 손에 좌우되며, 심리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그들의 좋은 평가가 반드시 필요함을 인정해야 한다. 


때로는 그 대가가 너무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자신의 요구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는 가정에서 자랐다면 특히 그렇다. 왠지 너무 노골적으로 물어보면 안 될 것만 같다. 동시에 상대의 무심함을 참을 수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숱한 관계에서 목격해온 가장 이상한 행동을 하고 만다. 우리는 상대방의 사랑이 동반하는 관심이 아니라 분노가 동반하는 관심을 추구한다. 우리는 상대가 여전히 우리를 사랑한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훨씬 더 고되고 거부 반응이라는 위험까지 안고 있는 일을 하지 않고, 그 대신 그들이 우리 존재를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조금 더 약한 대가를 치르기로 선택한다.

©Flickr/Ashley Webb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이 피곤해지고 진절머리를 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일제사격과도 같은 비난을 쏟아 붓는다. 당신은 집안일을 많이 하지 않아. 당신 직업은 보수가 충분하지 않아. 당신은 아주 둔해졌어. 혹은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상대방 부모님의 이혼 기간 동안 어떤 지저분한 일이 있었는지 큰 소리로 이야기한다. 


사실 우리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나는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당신이 있어야만 내 인생에 의미가 있어. 그러나 그 대신 우리는 그들의 분노를 부추기고 그들이 우리에게 잔인한 말을 하도록 만든다. 물론 그들의 마음은 온전히 우리 쪽으로 기울게 된다. 그러나 끔찍하게도 이 관심은 우리가 추구하는 종류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가 열망했던 것은 상대방의 친절과 열정, 온기, 연민, 다정함, 우리가 요구하는 것과 관련한 건설적인 지성이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매우 당연하게도) 그들의 절망과 실망, 상처 입은 자존심, 자기 방어적 분노일 뿐이다. 


우리는 열망할 용기를 지녀야 한다. 상대방이 우리를 원한다는 기본적인 확신을 추구하고 동시에 받는 것이 자연스럽고, 지나치게 두렵지 않은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자신의 극단적인 의존성과 친해져야 하고 이를 부끄럽거나 악한 것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 게다가 파트너가 우리를 매우 부당하게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때가 오면 상대방이 괴물로 변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들은 단지 우리의 관심과 애정을 확인 받기 위해 그들이 아는 유일한 방법, 즉 우리를 화나게 하는 방법을 쓰고 있을 뿐이다. 



번역 이주혜 클래스 리더

편집 인생학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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