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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이목 May 08. 2024

톡톡

어느새 자라난 손톱을 톡톡 깎는다

둥글어진 손끝을 가만히 매만져보면

특유의 거칢이 날카롭게 전해진다


할퀴어 생긴 상처는 아물기 마련이고

손톱의 모서리 또한 언젠간 마모된다

나는 매번 새로운 손으로 펜을 잡는다


시계의 초침은 한 칸씩 걸음을 옮기고

뒤척일 때마다 이불의 주름은 변하고

창밖의 나뭇잎은 이내 붉게 물들었다


나의 작년과 올해, 어제와 오늘

불과 아까와 지금까지도 하나 같은 건 없다


매번 자리를 빼앗기던 영원이란 단어는

결국 무(無)의 옆자리에 둥지를 틀었건만

어리석은 나만이 이를 망각하고 살아간다

때가 되면 톡톡 잘려 나갈 달의 조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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