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빈티지메이트에게 10만 원 이하 빈티지를
빈티지를 선물하는 것은
받는 이가 그 빈티지의 가치를 알 때 더 빛을 발휘한다
나는 힘들고 나는 정성을 다해
나는 애껴 선물한 빈티지가
그 사람에겐 "중고"라 명명된다면
서로에게 좋지 않은 선물이라 생각된다
나에겐 공기라는 오랜 친구가 있다
공기 같은 존재인 그녀는 닉네임마따나
초중고대를 함께 나온 베프이다
내가 빈티지의 길로 그녀를 인도하고
그녀는 나를 뛰어넘어 엄청난 힙스터가 되었고
지금은 빈티지를 거의 98프로 졸업하여
빈티지가 뭐예요?라고는 말을 할 거 같은
새침데기가 되었다 (겉만 ㅋㅋㅋ)
나랏돈 받는 직업의 영향도 있겠지만
되도록 수수해지고 되도록 단아한 평일을 보내고
되도록 자유롭고 되도록 활기찬 주말의 패션을 즐긴다 그런 그녀의 생일은 활활 타오르는 여름이다
나는 빈티지 하이에나족으로 언제나처럼
빈티지몰을 서성이다가 마음에 드는 벨트를
발견했다
그러나 나는 벨트를 하지 않는 편이고
나는 벨트가 필요 없다
그러나 벨트가 내게 말한다
"이건 레어야, 이건 놓치면 너 후회할걸?"
그러나 나는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고민하고 고민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벨트를 안 한다
서랍 속에 넣어두기엔 벨트는 너무 예쁘고
나보다 더 나은 이가 이 친구를 만나는 게 더 나을 거 같다
그리하여 나는 공기의 생일이 되기 전
여름이 막 시작될 무렵 톡 한다
톡: 이거 생일선물로 사주까?
그녀의 대답은 당근 오키도키
빈티지 벨트를 구매할 때는 허리에
차기 어렵기 때문에 필히 센티를 재야 한다
쇼핑몰에서 바지를 많이 사는 이들은 익숙하겠지만
나는 센티를 재고 물건을 사지 않는 초 덜렁이라
실패를 많이 해서 더더더더
벨트를 안 사지만(구구절절)
혹 빈티지 벨트를 산다면 센티를 확인하길 바란다
그리고 벨트가 짧다면!
가죽을 버리는 방법도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
#벨트가죽교체를 검색하면 쉽게
벨트 가죽을 구매하거나
구매한 가죽을 가지고 벨트 수선이 가능한 수선집에 가면 수선도 가능하다
마침 그녀의 자랑인 허리는
넉넉히 벨트를 소화하여
교체의 도움까진 필요 없이 벨트를 선물할 수 있었다
잘하고 다니는지 모르겠지만
행복해라 친구야
선물을 하고 선물 잘 쓰고 있기는 너무
감시 같은 질문이라 전혀 하지 않지만
브런치에서나마 물어본다
마음에 드니 친구야??
봄의 생일인 나에게 여름 생일 선물로 벨트를 받은
그녀가 가을에 내 생일 선물을 사놓고 한겨울인 지금
다음 주에 준다는 걸 보니 아마 마음에 드는 거 같다
빈티지 쇼핑몰
바통스
https://m.bato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