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을 겪는 태도, 완벽주의
(생각#2) 더 자연스럽게 살기
완벽주의 성격
완벽주의 성격을 가진 사람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러려니~' 못하고, '좋은 게 좋은 거지~' 도 못하고,
'대충대충 하자~' 도 못하고
'이렇게 저렇게 요로코롬 조로코롬 해야 해!!' 하면서
열심히 채찍질하며 살아서 그렇다.
(출처 : '대학일기' 웹툰)깐깐한 기준을 가지기 때문에
이런저런 일에서 성취도가 높다고 한다.
삶이 피곤한 게 단점이라면,
성취도가 높다는 건 굉장히 매력적인 장점인데,
하필 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라서
완벽주의 성격의 단점만 모아놓은 성격이다. 깔깔.
완벽주의와 무기력
완벽주의 성격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높은 기준을 세우는 탓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이 스트레스가 적당한 동기부여 수준을 넘어서서
자책과 자괴감을 유발하는 정도가 되면
오히려 무기력해진다.
의욕 넘치던 사람이 순식간에 방전돼버리는 것이다.
문제는 나 같은 '게으른 완벽주의자'는
일상의 많은 대부분의 시간이 기준 미달이다 보니,
스트레스를 더 자주 받고,
뭘 하지도 않았는데 상상만으로 방전이 되는 골 때리는 성격이다,,
그래서 나는 참 많은 날과 시간을
자괴감과 자책감에 시달렸다.
그런 날에는 도피성 잠을 자며 그저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생각의 변화
강박으로 인해 자꾸만 무기력해지는 이 생활에는 변화가 필요했다.
먼저, 자꾸 무기력해지는 원인을 알아봤다.
병원에 가지는 않았고, 인터넷을 활용했다.
완벽주의와 무기력의 인과관계, 그리고 내 완벽주의 성향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변화를 위한 질문 두 가지를 써본다.
질문 1: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있을까?
강박은 '~해야 하는데,, 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오늘도 나는 늦잠을 잤고, '일찍 일어났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자 힘이 쭉 빠졌다.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건지 명확하지 않다.
'성공하려면' 혹은 '가난하지 않으려면', '혼자가 되지 않으려면' 등
사람에게 막연하게 느껴지는 불안감에서 시작되는 걸까?
그래도 이제는
종종 '했어야 하는데'라는 강박이 내 생활을 너무 우울하게 만들면
'이 세상에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은 없지'라고 되뇌게 됐다.
실은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삶이 있고,
그 하나하나의 모든 삶이
(내 인생의 우물 안에서나 응당하고 상식적인) 인과 혹은 서사의 모습이지 않다.
조금만 눈을 돌려도 점 밖의 세상은 다양하다.
그 삶의 다양성 앞에서 강박은 조금 흐려진다.
질문 2: 단순히 내 의지가 약하기 때문일까?
무기력한 모습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태도를 가지게 됐다.
무기력한 시간, 그 무게가 주는 자괴감이나 우울의 원인을
전에는 당연히 내 의지라고 생각했다.
의지가 약해서 계획을 지키지 못하고,
부지런히 살지 못하고,
상상 속에 그리는 삶을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 탓에 지난 일기에는 자책이 많이 묻어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이 생각보다 이성적이고, 이상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날씨가 흐리면 계절성 우울증을 앓고,
햇살이 따스하면 괜스레 행복해하는
그런 말랑말랑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제 무기력에 빠져 우울해질 때면
'나는 너무 의지박약이야'라고 자책하기보다
'또 무기력증이 찾아왔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어서 차차 나아야지'라고 생각한다.
감기를 잠시 앓듯이 조금 골골거리다가
가볍게 보내줄 수 있게 됐다.
매일을 자책하며 사는 대신
조금 더 가볍게 흘러갈 수 있지 않을까?
앗 벌써 3주째 늦잠 잤네, 허허 호랑 이 녀석. 며칠 동안 제대로 한 일이 없잖아? 아주 팔자 좋아 허허허허허허 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