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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니모 Dec 05. 2022

Ep6. 당근

일하는베짱이

지난 5.5 에피소드의 상황으로 마음에 묵직한 걱정이 한 줌 올라갔었다.

베짱이를 시작하고, 아니 직업을 바꾼 후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무력감, 패배감이었다.


베짱이를 하면서 앞으로 이것보다 어쩌면 더한 많은 역경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나는? 그리고 나의 짝꿍 베짱이는 괜찮을까?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지쳐서 무너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마음이 지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게 큰 행복이길 바라며, 대안을 생각해 보았다. 생각해낸 방법은 일정 미션을 수행하면 당근을 주는 방법이다.


일단, 디지털 노마드를 꿈꿨던 우리는 일정 금액 이상의 큰 계약이 성사되면 출국을 하기로 했다. 장소가 어디든 컴퓨터에 코 박고 있을 것 같다는 미래가 그려지기에, 큰 프로젝트를 받고 기획 단계에서 출국을 하기로 했다. 기획 단계가 그나마 피드백 대기가 길어 컴퓨터에 코를 덜 박는다. 그리고 노트북 같은 가벼운 장비로 훌훌 떠날 수 있다. 생각만 해도 벌써 기대된다.(이미 비행기 표까지 검색한 사람)


밖에도 당근 지점을 몇 개 더 지정하긴 했지만 가장 가까운 날 먹게 될 당근은 베짱이 회식이다.

베짱이 시작 후 가장 처음으로 성사된 계약 건이 끝나면 우리는 베짱이 회식을 처음으로 가져보기로 했다. 짝꿍 베짱이와 미팅하며 매번 지나다니던 길에 있던 수산물 식당! 연말 겸 당근 회식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 중이다. 으하하. 행복하다.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아 한 치 앞을 볼 수 없어 버거운 날들이 많겠지만, 그렇기에 예측 불가능한 웃을 날도 더 많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 안물안궁 bonus talk.


베짱이를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짝꿍 베짱이가 이렇게 회사를 나와서 일하니 일하는 자신에 대해 깨달은 게 있다고 했다. 그때는 그 말을 듣고 신기하게만 생각했는데.


나도 이제 그 지점에 왔다!

나도 몰랐던 나, 알고 있었던 거보다 더 지독스러운 나.

자신의 극한까지 끌어내다 보니 이전에는 뒷심 없다고 느끼는 자신이, 뒷심을 발휘하는 점.

원래 갖고 있던 집요함이 점점 어나더 레벨의 집요함으로 업그레이드되어가는 점.


그리고 일을 하며 바뀌어 가는 나.

당장 필요 없다고 해서 영원히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베짱이 일을 시작하고 많은 생각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앞으로 줄 세워진 수많은 미션들을 하나하나 클리어하고 앞으로 나아가겠지?

그래도 멀리멀리 나아가고 싶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빠르게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늘 빠르게 혼자 가는 것을 선호했는데, 지금은 진심으로 오래 함께 가고 싶다.

그 함께에는 나의 짝꿍 베짱이를 포함해 나의 주변의 모두를 말하는 것이겠지...

가족, 친구(지인), 클라이언트!


이렇게 나의 생각을 바꿔주는 베짱이는 사랑입니다(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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