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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니모 Dec 06. 2021

감사 (퍼블리셔스테이블 둘째 날, 그리고 마지막 날)

독립출판

첫째 날은 셀러로,

둘째 날은 관람객으로 퍼블리셔스테이블에 참가했다.

재고가 떨어져서 재고를 챙겨 넣기 위해 관람 예정 시간보다 일찍 가기로 하였다.

책과 함께 오늘 부스 지킴이들을 위해 줄 귤도 집어 서둘러 집을 나섰다.


어제의 여파 덕분인지(새벽에 태어나 처음으로 SUV 택시를 타고 귀가.. 택시가 안 잡혀서 ㅠㅠ)

몸이 조금 피곤해져 어제보다 적은 양의 짐인데도 근육들의 통증이 느껴졌다.


어제의 관람객들과의 만남은 온몸 구석구석 세포들 하나하나에 생기를 불어넣어 줬고, 그 긍정적인 자극은 나를 쉬이 잠들지 못하게 만들었었다. 그 효과로 몸은 피곤하지만 머리는 더 신나 있었다.

"오늘은 어떤 손님이 어쨌든 하루를 데려가실까~"

오늘은 부스 지킴이라 만남은 못해 아쉽지만 오늘도 꼭 필요한 분들에게 좋게 쓰였으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재고들을 채우고, 귤을 전달하고.

친구와 함께 관람하기로 약속했던 시간까지 2시간 반이나 남아서 천천히 먼저 구경을 시작했다.

요즘 통장이 텅장이 되어가고 있어 이번 행사에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이 넉넉치 않아 절대로 신중을 기하고 사야 한다고, 작가님과 눈이 마주치고 내적 친밀도를 쌓는다고 해도 책이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절대로 사지 않겠노라고 다짐하였다.


그렇게 3층부터 관람을 시작해 나갔고,

반 바퀴쯤 돌았을 때 눈길을 끄는 사진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다른 부스에 많은 관람객들이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그 부스 주변은 조금 한산했고 그 사진은 내 시야에 들어올 수 있었다. 굉장히 감사한 타이밍.

내가 여태 구매한 사진엽서들 중에 최강이다. 게다가 외국을 주로 찍은 사진들은 '이국적'느낌이란 것에 끌려 사진에 버프가 조금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심지어 한국!! 근데도 이 느낌은 뭐지!?

한여름을 닮은 예쁜 사진엽서를 8장을 덥석 구매했다.

송란 작가님의 사진엽서(instagram @songsong_e_e)

무슨 카메라로 찍으셨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아마 같은 카메라를 사용해도 작가님의 감성을 따라가진 못하겠지만 오늘 문득 필카에 관심이 생긴 나는 조만간 작가님께 DM을 날려보지 않을까 싶다.



행사장 3개 층을 3바퀴 돌며 고르고 골라 고른 책

instagram@murmuring.on.going

<뭐뭐링> 기획자이자 편집자이시며 판매 중이신 김보현 작가님에게 반해 구매하게 된 비평집!!

예술 매거진을 만들어 나가는 일을 하시며 소신과 전문성, 객관성을 갖고 비평과 인터뷰를 하신다는 게 너무 멋졌다! 덕분에 '매거진'을 낼만큼의 전문성을 갖고 싶다고 꿈을 잠시 꾸어보았다! 처음 만났는데 마지막 매거진이라는 사실이 아쉬웠다... 다 읽고 너무 좋아지면 다음 권 앓이를 할 것 같아졌다.


instagram@is_mage

<i의mage> 팔칠서가 옆 부스라 설명하실 때마다 귀에 조금씩 들리는 단어가 내가 좋아하는 공대 스멜이 나서 귀를 쫑긋 거리고 있었다! 매우 유익할 것 같아 구매하였고 디자인도 힙하다!! 줄 치면서 읽을 듯!!


instagram@graphiteonpink

<해시태그서울>

서울 도시 공간에 대한 7인의 작가들의 단상이 모인 책으로 미술에 대한 책이다! 아직 제대로 읽어보진 않았지만 도시 공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로웠다. 평소에도 디자인과 실용에 대해 실용 위에 디자인이라는 나의 생각들을 함께 떠올려보며 읽기 좋을 것 같았다.



읽을거리에선 에세이(or 사진 에세이집)가 주류를 이루는 행사라 나에게는 좀 아쉬움이 있는 행사였다.

그래서 더 내가 저 세 권의 책을 골랐을 땐 정말 보석 같은 책을 발견한 것 같아 좋았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더 많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독립출판 전반에서 그런 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시집을 갖고 싶었는데 내가 발견했던 것은 단 두 권.(팀원 분은 세 권 찾았다고 했다) 내년에 행사가 열린다면 엄마가 쓴 시들 한 번내어 놓아 장르의 다양성에 기여해보고 싶다.


어제는 #팔칠서가 부스 지킴이로 멋진 손님들을 만나 설렘과 좋은 자극을 받은 날이라면,

오늘(둘째 날)은 관람객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나아가고 있는 멋진 작가님들을 만나 함께 그 꿈을 잠시나마 따라가 본 행복한 날이었다. 덕분에 새로움을 많이 마주하고, 그 새로움이 또 나의 자양분이 되어 새로운 꿈을 자꾸 꿀 수 있게 해 준 귀중한 날이었다.

꼭 책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열중하고 있는 삶을 들여다본 것 같아 모두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3층 남산뷰 사진 맛집

+ 마지막 날은 집콕의 시간을 보냈다.

부스 지킴이 팀원들 말로는 출판사 대표님이 우리 부스를 다녀가시며 기성 출판에 대해 관심 있냐고 물으시며 <어쨌든 하루>를 구매해 가셨다고 한다.(꺄~ 감사합니다)

나도 우리 팀원들의 책을 읽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사업자등록증 내고 isbn코드 발급받아서 교보문고에 들이 밀고 싶다는 상상까지 해봤다. 하하하.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중이다. 출판사 이름까지 상상중;;)

아마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내가 이런 장기(?) 프로젝트를 끝까지 할 수 있었을까? 이건 질문 하나마나다.

결코 불가능했을 일.

무엇보다 우리 팀이 좋은 것은 내 이익만 챙기자고 나서는 사람 하나 없이 양보와 배려와 응원과 사랑 가득한 투명한 사람들이다. 어쩌면 우리의 닮아있는 과거의 시간들이 만난 지 오래되지 않은 우리가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할 수 있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전우의 느낌?)

독립출판은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줬고, 참 다양한 경험으로 나를 이끌었고, 그 속에서 또 다음을 꿈꿀 수 있게 해 주었다.


책에 관심 가져주시고, 방문해주시고 구매까지 해주시고, 소중히 데려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하나를 배워갑니다.


instagram@kimnimo.official

instagram@87se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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