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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Jan 16. 2022

감독으로의 안재홍을 응원하게 된,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리뷰

영화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스틸컷

안재홍 배우를 좋아한다.

그가 표현하는 연기의 디테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더 주저하지 않고 보게 된 그의 단편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정말 오랜만에 독립영화를 보러 라이카 시네마에 다녀왔고, 보고 난 후 가장 마지막으로 상영관에서 나왔다.

보며 감탄했던 안재홍 감독의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리뷰 스타트


1) 스토리

: 영화는 영희가 철수에게 이별을 고하며 시작된다. 헤어짐을 이야기하고 함께 보내는 하루의 시간을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 스토리를 표현하자면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지만, 스토리 안에 살아있는 디테일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울릉도에 발이 묶인 하루 동안 주인공들의 미묘한 감정들이 겹겹이 쌓이는데, 엄청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이별 과정에 적나라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지만 그럼에도 충분했다. 이별을 고한 영희의 마음도, 이별 통보를 받은 철수의 이야기도 나오지 않지만 그 해석과 공감은 오로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 느낌이어서 더 좋았다.


2) 주인공

: 영화 주인공들의 이름은 영희와 철수. 영화는 우리 모두가 해봤을 이별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주인공을 영희와 철수로 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도 해보았다.

둘이 묵게 되는 게스트하우스의 조연 설정도 인상적이었다. 사실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 또한 조연들의 이야기로 진행되는 극 전개였다.

사실은 영희와 철수의 이야기지만, 그 스토리를 주인공의 대사로 모두 표현하지 않고 조연과 몫을 나눈 느낌?

이런 디테일이 개인적으로 안재홍스럽다고 느낀 부분!


3) 울릉도

: 왜 울릉도일까? 로 시작했던 영화는 첫 장면의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에서 아! 하고 깨달음을 주었다. 영희와 철수의 마음을 표현하는 한 구절이지 않았을까 싶다.


4) 스토리 사이의 공백

: 영화는 많은 양의 대사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적당한 깊이와 적당한 양의 대사. 그리고 그 사이를 채워주는 정적. 이렇게 중간중간  묻어나는 정적은 관객에게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갈 시간을 준다. 타인의 이별을 이리도 가까운 시선에서 봐도 될까..? 라고 생각될 만큼 몰입도가 좋았던 영화


5) 배우들의 연기

: 소공녀를 통해 케미를 증명한 이솜과 안재홍. 이미 익숙한 그림이어서 그랬는지, 이번에도 그들의 케미는 너무 좋았다. 영화의 시작부터 이솜은 영희였고, 안재홍은 철수였다. 정말 타인의 삶에 잠시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영화. 게스트하우스 아저씨로 나오는 김호산 배우가 싱겁지만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감초 역할을 해 주었고, 그 싱거운 유머 코드 또한 모두 안재홍스러웠다. 기업은행 직원 역할의 배우도 첫 장면 잡힐 때부터 심상치 않겠다 했는데 역시.. 그 또한 주인공 버금가는 역할을 해냈다.


30분의 영화로 이런 다양한 해석과 생각을 떠오르게 하다니! 그만큼 만족스러운 영화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기회가 된다면 상영 기간 내에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

영화마저 안재홍스러워 대체 그는 어떤 사람이기에 창작물에도 자신을 녹여냈는지 대단하면서도 부러웠다.


어쩜 나는 앞으로 배우로의 안재홍보다 감독으로의 안재홍을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 마음에 쏙 들었던 <울렁울렁 울렁이는 가슴 안고>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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