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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용 Sep 01. 2019

PT 일기 2 - 201507

2015년 7월 14일

나: 등 운동은 왜 하는 것입니까?

PT선생님: 허리가 아플 때, 등 운동을 해야 허리가 안 아프게 됩니다.

나: 저는 평소에 허리가 아픈 경우가 없습니다. 단, 등 운동 하고 나면 허리가 아픕니다.

PT선생님: 그럴 때 등 운동을 해야 합니다. ㅋㅋ (자기도 억지라는 걸 아는 듯)


늘 이런 식이다.

손목이 아파요 -> 손목 운동을 더 해야 합니다.

어깨가 아파요 -> 어깨 운동을 더 해야 합니다.

무릅이 아파요 -> 하체 운동을 더 해야 합니다.

사실 운동하니까 아픈 거지, 운동하기 전에는 손목도 어깨도 무릅도 아프지 않았다구...



2015년 7월 14일 

PT선생님: 언제나 스튜디오에 들어올 때는 축 쳐져서 표정이 안 좋은데, 나갈 때는 표정이 가벼운 것 같아서 보기가 좋습니다. 보람도 있고요.
나: 아 그런가요?
(당연하지... 운동하기 싫은데 억지로 왔으니까 표정이 안 좋고, 운동 끝나면 더 안 해도 되니까 기분 좋은 것이니까... 더군다나... 내가 좋은 표정으로 들어왔다간, 컨디션 좋은 줄 알고 엄청나게 운동 시킬 걸 아니까, 처음부터 축 쳐져서 들어오는 거라구요...)



2015년 7월 16일

나: 선생님, 저는 딴 건 필요없고 배만 좀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PT선생님: 간단합니다. 배를 넣고 다니면 됩니다.
나: 켁 그게 다입니까?

ㅎㅎㅎ 물론 농담은 아니고, 턱을 당기고 어깨를 약간 펴고, 배를 넣어 허리에 힘을 주고 걸으면 몸이 건강해진다는... 나름 이론이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2015년 7월 17일

PT선생님의 반격1 -------


나: 이전에 황선생님은 장기 회원이 많았다고 자랑하시더라구요. 예를 들면 저같이 오래된 회원이 있었죠. 좀 널럴하게 했기 때문 아닐까요?

PT: (웃으며) 무슨 말씀 하시려는지 알겠는데, 제가 황선생님보다 장기 회원이 두 배는 많습니다. 제가 강도 높게 했기 때문이겠죠? 

나: 아 예... 운동 강도와 회원 유지는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ㅠㅠ



PT 선생님의 반격2 -------


나: 아무리 운동을 해도 어깨 뭉치는 거는 안 없어지나 봐요
PT: 회원님이 '아무리 운동을 해도'라고 말씀하시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요? ㅎㅎ


PT 선생님의 반격3 -------


PT: 이건 가벼운 거예요.
나: 더 안 올라가요. 가벼운데도 더 안 올라간다면... 너무 많이 한 것 아닐까요?
PT: "너무 많이"요? 여기 오기 전에 어깨 운동하고 오셨어요? ㅎㅎ 어깨 운동 이제 시작이거든요?


PT 선생님의 반격4 -------


PT: 회원님 운동화 새로 사셨어요?
나: 지난 4년간 여기서 신은 건데요?
PT: 음... 4년 신었다고 하기엔... 거의 6개월도 안 된 것 같아요. 너무 운동을 안 하셔서 그런 건가?


PT 선생님의 반격5 -------

나: 아 오늘도 힘든 하루였어요... (하면서 마지막 스트레칭 자리에 가서 선다)
PT: (웃으며) 회원님 아직 안 끝났거든요? 이리 오세요.


PT 선생님의 반격6 -------

PT: 월요일엔 제가 사정이 있어서 쉬어야 할 것 같아요.
나: (웃으며) 아 그래요? 괜찮아요. 헤헤
PT: 너무 좋아하시는 거 아니에요?
나: (정색하고) 아니에요. 아쉽죠.
PT: 대신 화요일에 시간 되세요?
나: (단호하게) 어. 화요일엔 약속이 꽉 차 있습니다. 
PT: 그럼 할 수 없이 오늘 두 배로 하겠습니다.
나: 예?? (쉬는 건 선생님인데 왜 제가 벌을 받아야 하죠? ㅠㅠ )


PT 선
생님의 반격7 -------


나: 아무리 해도 배가 안 들어가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PT: 식단 조절이 필요합니다. 제가 식단을 타이트하게 짜 드릴까요?
나: 아니 뭐... 꼭 배가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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