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정보 공유
한국에만 사재기가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이유를 두고 기자들의 창의력 잔치가 계속되고 있다. 어쩜 이렇게 깜찍한 이유들을 잘 생각해 낼까? 지금까지 나온 것들을 보면
1. 유통망에 대한 신뢰 (한국일보, 머니투데이,조선일보)
2. 택배에 대한 신뢰 (한국,조선)
3. 쌀과 김치를 먹기 때문 (서양은 상하기 쉬운 고기와 빵을 먹어서)(머투)
4. 위기를 하도 많이 겪어서 위기에 둔감함, 과거 위기 경험 (한국,머투,조선)
5. 선진적인 국민의식
6. 자유주의가 없고 공동체 의식이 있음 (조선)
7. 한국 사람은 위기 시 스스로 자제하고 잘 따른다 (조선)
8. 지금 20-30대는 빈곤을 모르는 세대임 (조선)
9. 정부가 알아서 잘해 줄 거라고 생각함 (조선)
등등 내가 보기엔 참 기가 막힌 이유들을 가져다 쓰고 있다. 유통망이나 택배가 원인이라면 일본에는 왜 사재기가 있을까? 미국/유럽에 유통망이 없어서 사재기가 일어나는 건지? 어차피 물건이 모자라면 유통망 택배 다 쓸모없다. 선진적인 국민 의식을 가지면 사재기가 없나? 공동체 의식? 자제? 다 말도 안 되는 이유다. 3번 4번 8번은 너무 황당해서 생각할 가치도 없는 글들.
기자들의 글짓기 잔치에 보통 "맨 마지막 즈음에 스을쩍 집어넣는 한 가지 이유"가 나는 근본적인, 유일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바로 투명한 정보 공유이다.
공포는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극대화된다. 사재기는 공포의 결과다. 정작 그 일이 벌어지면 공포는 오히려 줄어든다. 예측할 수 없는 공포를 줄여주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다. 내가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느낄 때, 사재기는 벌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인정하기 싫지만 이 이유를 맨 마지막 즈음에 슬쩍 넣는 반면, 역시 조선일보는 절대 언급도 하지 않는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3271799354073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32810052724402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27/202003270360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