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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율 Nov 01. 2023

매미씨, 드디어 오늘 밤입니다_그래도 매미보다는

이 책은 매미 애벌레가 몇 년간의 땅속 생활을 청산하고 날개를 활짝 펴는 날의 이야기입니다. 여러 곤충이 매미를 위해 준비한 파티가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담겨있죠. 그런데 저는 첫 페이지에서 멈칫하고 말았어요. 땅속에서의 매미는 그저 우울할 줄 알았는데 주인공 매미는 아늑하고 포근해 보이는 방에서 나름 재미있게 지내고 있더라고요. 그림을 자세히 보면 퍼즐과 스케치북, 책, 장난감들이 있고, 옷도 크기별로 걸려있어요. 하늘을 힘차게 나는 멋진 매미 액자도 걸려있고요. 그동안 매미를 불쌍하고 안타깝게만 생각했는데 이 그림을 보고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어요. 날개를 편 매미가 고작 일주일 살다 죽는다고 해도 슬픈 인생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남들이 아무리 '인고의 시간'이라 해도 내가 즐겁게 지내면 그 ‘인고의 시간’조차 행복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요? 매미 애벌레가 성충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성장했다는 건 잊으면 안 되겠지만요.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미루거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땅속에서 암울할 것 같던 매미도 나름의 재미와 행복을 추구하며 지내고 있으니 아무리 참고 견뎌야 하는 시간을 걷고 있더라도 챙길 건 챙기자고요. 미래의 행복이 아니라 오늘의 행복 말이에요. 우리에게는 언제나, 늘, 항상 오늘만 존재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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