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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 Nov 18. 2022

아무튼, 사람(설득 말고 공감)

로런 노드그런과 데이비드 손셜의 <인간 본성 불패의 법칙>을 읽고,

사람은 주로 행동이 동기와 의도가 작용한 결과라고생각한다. 기후를 뜻하는 영어단어 climate는 그리스어로 '기분'을 뜻하는 단어 ’klimate’에서 유래했다. 이처럼 고대 중국을 비롯한 여러 문화권에서는 신의 기분에 따라 날씨가 달라진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가뭄이 들면 주술사들은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내고는 했다. 신을 달래서 비를 내리게 할 심산이었다. 신이 비를 내리지 않는 것은 그냥 다른 일을 하느라 바빠서 일수도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해보지도 않는 것이다. 로런 노드그런과 데이비드 손셜의 <인간본성 불패의 법칙>(다산북스, 2022)은 동력중심의 사고방식을 벗어나 혁신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마찰력을 줄이라고 주장한다. 마찰력은 관성과 노력, 정서와 반발이다. 관성은 분명한 한계가 있는데도 내가 아는 것을 그대로 고수하려는 강력한 욕구다. 노력은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실질적인 체감 에너지다. 정서는 혁신으로 인해 생기는 의도치 않은 부정 정서다. 반발은 변화를 강요받은 것에 저항하려는 충동을 말한다. 변화나 혁신에 대한 마찰력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관심의 초점을 ‘내 아이디어’에서 ‘듣는 사람’으로 옮겨야 한다. 동력은 쉽게 보이고, 마찰력은 표면 아래에 숨어있기 때문이다.”(p.72)      


책에 따르면 반발을 극복하는 최고의 비결은 더 이상 변화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을 설득하려 들지 말고 그들이 자신을 설득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영향력이나 혁신에 대한 이런 식의 접근법을 ‘자기 설득’이라고 하는데, ‘지시’보다 ‘제대로 질문’할 것을 권한다. 노가 아니라 예스라고 답할 질문 말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오락용 마리화나 사용의 합법화도 작은 질문에서 시작했다. “중증 환자의 통증 경감을 위한 마리화나 사용에 동의하십니까?” 변화의 목적이나 필요성에 대한 강조가 아니라 변화자체의 거부감을 줄이는 접근이 필요하다. “동의할 수 있는 질문부터 시작하라. 반발을 무너뜨리고 마음을 열게끔 촉진할 수 있다.”(p.317)


변화를 위한 행동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다.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더라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익숙한 것이 편안하고 수월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위한 행동이 모호하거나 수고스럽지 않아야 한다. 전자기기의 자동완성 기능처럼 ~하면 ~할 수 있는 절차별 구체적인 로드맵이 효과적이다. “최고의 슬로건은 미국인들이 ‘왜’ 돈을 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 아니라, ‘언제’ 돈을 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p.169)     


이 책의 대표 저자 로런 노드그런은 켈로그경영대학원 경영 및 조직학 교수다. 행동과학자로서 새로운 아이디어 채택을 촉진하거나 가로막는 심리적 요인을 연구하고 가르친다. 그는 ‘행동 설계’라고 불리는 광범위한 행동 변화 연구로 세계 곳곳의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실험실 안팎의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마찰력의 방향과 크기를 분석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는 방식이 더욱 믿음이 가는 이유다. 또한 이 책은 아마존 비즈니스 1위(독자 평점 4.8)를 차지했고 ‘월스트리트 저널’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다. 상품 개발자나 경영자 외에도 세상에 무언가 새로운것을 성공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일독을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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