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반호프에서 이우환전. ‘응답’ 연작 중 아를(에서?)의 23년작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호텔 베르농을 개조하면서 그 지하실 바닥에 그린 ‘발굴된’이라는 부제가 붙은 시리즈의 선작과 분명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듯한데(같은 구성), 이때 벽에 이우환은 다음과 같이 썼다고 한다. “아를의 기저에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이야기의 기저에는 이미지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미지의 기저에는 미지의 세계가 존재한다.” 이것이 아를에서 그린 그림이 (어쨌든 보이기에) 더 많은 지층(파랑 밑 빨강 밑 또 다른 하양)으로 이루어진 이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