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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llsbabo May 20. 2024

IT가 구한 세상 (별점 ⭐⭐⭐)

'IT가 구한 세상... IT가 세상을 구한다니 무슨 말인가?'


나의 지금까지 생각은 엔지니어와 세상의 정의는 동떨어져있다고 생각했다. 엔지니어는 기술을 구현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세상을 편리하게 할 수는 있지만, 세상을 구하고 정의를 구현하고 사회를 바꾸는 것은 소위 말해 문과들, 검사, 변호사, 국회의원 같은 사람들이 하는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과 작가의 생각은 달랐다. IT가, 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정의를 구현한다. 이제 나도 그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책의 표지만 봐도 어떤 이야기를 작가가 해나갈지 어느 정도 예상되지 않는가?

책은 특히 거대기업, 권력기관, 정치인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물론 누가 옳다 틀리다를 얘기한다기보다는 그들과 그들의 경쟁자가 얘기하는 것들에 대해서 IT를 통한 펙트체크(?)를 이야기를 해나간다.

책을 읽기 전에 그 이슈들에 대해서 누가 옳고 틀리다를 결정하고 읽기보다는 저 표지에 핸드폰처럼 디지털기기에 숨겨진 정보들은 과연 어떤 진실을 담고 있으며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을까를 생각하며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책은 IT에 대해서 잘 모르는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사용된 용어나 기술적 방법에 대해서 그림까지 섞어가며 친절히 설명해준다. 웹과 DB라는 게 뭔지 잘 모를 정도로 IT에 관해 아예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면 거의 다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기술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풀어나가는 책이지 기술서적이 아니다.



위에 사진처럼 작가는 실제 사건에서 쓰였던 자료도 직접 보여주고 본인이 작업하는 것도 사진을 통해 직접 보여준다. 왼쪽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과 관련된 실제 사진의 속성을 보여주는 것이고, 오른쪽은 세월호에서 건져 올린 하드디스크를 실제로 복구하는 사진이다. 이러한 모습들을 상세히 보여주는데 IT전공자 혹은 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흥미롭고 많은 걸 알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위에 말한 사진들이나 작가의 IT 용어에 대한 설명 등 많은 것이 흥미롭고 재밌었지만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가장 마지막 부분에 작가가 남긴 말이었다.

밑에는 작가가 쓴 본문 그대로를 옮겨온 것이다.



언제나 오늘 하는 일이 내일의 꿈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삶이 급하고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의미한 일을 하고 살아서는 안 된다따뜻하고 안락한 곳보다는 찬바람 부는 곳에 있어야 정신이 깨어난다하고 싶은 일에 인생을 걸어라악착같이 노력하라.”

저는 이런 단순한 원칙으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을 알고 있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이것을 자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인간은 총론으로는 위대할 수 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게으르고 한심한 존재일 뿐이니까요. 자신만의 원칙을 만들어도 금방 잊어버리기 마련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것을 잊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자각을 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벗어난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술과 같은 도피처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맑게 깨어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삶을 관조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멀리 여행을 떠나라고 말하고 싶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생각하며 걷기도 괜찮습니다. 오랫동안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연속된 시간을 만들 수만 있다면 저절로 자신에 대해 자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참선이며 깨달음과 득도의 찰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마 그것은 성령 받는 것이나 성불하는 것과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득도의 찰나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대리니까 딱 그 분수에 맞게 행동하고 사고해 왔던 것에서 벗어나 “우리 회사 대표이사가 이따위로 하면 안 되지, 이 빌어먹을 회사의 지향점은 뭐야?” 이런 건방진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갑자기 부산에서 일이 생겼군. 회사에 중요한 일이니까 부산까지 이동하려면 회사에 헬기를 요청해야겠네.”, 뭐 이 정도의 용감함도 생깁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가 이태리에 출장을 좀 갔다 와야 되겠어, 회사에서 안 보내주면 내 돈으로라도 갔다 오지 뭐.” 이런 황당함을 동반한 굳건한 믿음도 그 한 종류입니다.

현실을 벗어난 시간을 만드셨나요? 여행을 떠나셨나요? 득도의 찰나를 경험하셨나요? “내가 인생에서 정말 성취하고 싶은 것은 뭔가?” 이제 이 화두에 스스로 대답할 수 있나요? 멀리 갈수록, 먼 미래를 상상할수록 인간은 더 넓고 깊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순간에 당신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의 장애물이 없어지고 스스로를 제한하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당신이 얼마나 위대한 인간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거대한 가능성을 가진 한 인격이라는 것도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어떤 생각이 떠오른다면 그것에 당신의 인생을 거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변화가 결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게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늦지 않았다당신은 위대하다당신 스스로 이 사실을 자각하라그것을 진실로 깨달을 시간을 만들어라.”


위에 글이 너무 길어서 그냥 지나쳤다면 그냥 티비CF하나 봤다는 마음으로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특히 저 밑줄 친 부분을 읽어보라.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마인드가 저런 싹수없음으로 치부될지도 모르는 도전정신이 아닐까. 물론 아무런 근거 없는 저런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자신의 뚜렷한 신념과 객관적으로 합당한 이유를 가지고 하는 저런 행동은 도전적이고 진취적 행동이다.

우리 사회에 잘못된 것에 대해 언제든 도전하고 맞설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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