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30분
코로나로 일주일간 세상과 강제 격리하면서
내가 얻은 건
좋아하는 시간대를 알게 된 것.
오후 6시 30분
(4월이었다)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내 방 작은 베란다는 아련한 주황색으로 물들고
크고 작은 화분 속 이파리가 옅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걸 멍하니 바라보다 보면
문득 깨닫게 된다
아, 나 지금 행복하구나!
오래전부터 구독 중인 유튜브 채널이 있다
<여행자 메이>
크리에이터이자 작가인 메이 언니가
(일방적 친근함으로 언니라 부른다)
오랜만에 영상을 올렸는데
태국 크라비 클라이밍 콘텐츠였다.
하루 종일 암벽등반을 하며
온몸이 멍과 모기에게 물린 자국으로 가득해졌지만,
오후 6시 30분
휴대폰 알람과 함께 뜬 문구
[행복해지는 시간]
알람을 끄며 씩- 웃는 언니의 모습은
찐으로 행복해 보였다.
영상을 본 뒤 나도 설정했다
오후 6시 30분
[행복해지는 시간]
이제 나는 매일 같은 시간에 행복하다
행복하던 중에 울려도
행복하지 않던 중에 울려도
행복하다.
덕분에 씩- 웃어넘기는 힘
행복은 나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