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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y 03. 2023

나는 무탈하다.

생존신고

퇴사 후 4개월이 흘렀다.

매일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깊은 우울과 그 우울을 박차고 올라가기 위한 노력의 연속이었다.


어느 날은 한없이 평온했다.

조용한 휴대폰

무한한 늦잠

소소한 할 일


또 어느 날은 한없이 불안했다.

조용한 휴대폰

무한한 늦잠

소소한 할 일


그 '어느 날'이 쌓일수록 생각은 많아졌다.

내일은 뭐 하지?

늘 답이 없어 조급했다.


내가 뭘 원해서 퇴사했는지

그 이유조차 희미해졌다.


덧붙여

나에 대한 자신감도

나에 대한 확신도

그렇게, 나 자신이 희미해졌다.




전 직장 동료한테 연락이 왔다.

"잘 지내?"


무슨 답장을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렇게 썼다.

"나는 무탈해~"


무탈하다.

사전에 검색해 보니 이런 뜻이다.










병도 없고 사고도 없으니

맞는 말이다.




나는 여전히 평온하고 불안하고 조급하지만,

무탈하다.


단어 하나 추가됐을 뿐인데

왠지 마음이 놓인다.


무탈하니까

괜찮다.

이렇게 생존신고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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