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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날 Dec 22. 2017

나홀로 도쿄 미술관 여행 일.

첫째날, 12.4. 


 몇 년만인지도 모르겠는, 정말 오랜 만의 나홀로 여행. 원래는 다카마쓰를 여행하려고 비행기표까지 다 끊어놨었지만 1월의 스케줄도 불확실하고 뭔가 그런 조용한 동네를 혼자 가면 너무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여행지를 급하게 바꾸었다. 오사카는 두 번 여행을 한 적이 있지만 도쿄는 처음이었다. 서울보다 날씨도 따뜻하고 일본은 아기자기하게 쇼핑할 것들이 많아 혼자서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일 것 같다는 생각으로 결정하였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공항라운지를 이용하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현대카드는 마티니라운지만 이용 가능해서 이 곳을 이용했는데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세 접시 정도 먹은듯. 좀 더 편안한 장소에서 비행기를 기다려서 그런지 지루하지도 않고 시간도 금방 잘 갔다. 도쿄로 향하는 비행시간은 2시간 정도로 짧았다. 그래서 뭔가 비행기를 탔나보다, 했을 때쯤부터 비행기가 하강하기 시작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였는데 막연하게 구글지도가 알아서 해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숙소 찾아가는 길에 조금 고생을 하였다. 구글지도는 그때그때 시간 대에 맞는 최선의 루트를 제시해주기 때문에 그걸 놓치면 나의 경우처럼 40분을 기다려야하는 경우도 있다. 스카이액세스선을 바로 눈 앞에서 놓치고 40분을 통으로 기다렸다. 그래도 다행히 친절한 한국분을 만나서 마음 놓고 기다릴 수 있었다. 어리버리해보이는 내가 걱정됐는지 가던 길을 되돌아와서 다시 한번 더 설명해주셨다. 철도를 기다리는데 정말 서울과 비슷한 느낌이어서 긴장이 거의 되지 않았다. 한국과 비슷한 역 안에서 한국어로 된 스마트폰을 보고 한국어로 친구들과 대화를 하고 있으니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조금 헷갈렸다. 그렇게 40분을 기다려서 스카이액세스선을 타고 아오토에서 내려서 아사쿠사선으로 갈아탔다. 숙소까지 2시간이 넘게 걸렸다. 내가 예약한 호스텔은 굉장히 조용하고 깔끔한 동네에 위치하였다. 한국의 연남동 같은 느낌. 처음에 인테리어가 너무 세련돼서 카페인줄 알고 지나쳤는데 알고보니 호스텔이었다. 인테리어가 정말로 멋졌다. 카운터에 계신 남자직원분이 영어를 잘하셔서 나의 허접한 일본어보단 편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 

내가 묵었던 호스텔이 있던 동네. 인적이 드물고 매우 깨끗하고 조용하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이런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위치해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비행기를 타고 2시간에 걸쳐서 숙소에 도착해서 몸은 조금 피곤하였다. 그래도 숙소에서 딱히 할 게 없을 것 같아 도쿄 일루미네이션을 보기로 했다. 도쿄에 관한 정보를 거의 조사해오지 않았는데 일루미네이션에 대해 모르고 왔다면 정말 서운할 뻔했다. 도쿄는 12월에 '일루미네이션'이라는 불빛축제(?)를 정말 많이 하는 것 같다. 유명한 스팟이 몇 군데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첫날에 시오도메에 있는 카레타라는 쇼핑몰에서 주최하는 일루미네이션을 가기로했다. 공항에서 숙소를 찾아온 후 처음 지하철을 이용하는거라 조금은 어리버리하게 길을 찾아 헤맸다. 



시오도메 카레타 일루미네이션은 상상이상이었다. 인터넷 카페에서 생각보다 실망했다는 평도 봤어서 큰 기대를 안해서 일까, 화려함과 로맨틱함에 압도되었다. 음악도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미녀와 야수 ost가 흘러나와서 정말로 로맨틱하였다. 나 빼고 친구든 연인이든 함께 온 것 같았다. 정말 누군가와 함께 본다면 없던 사랑도 생겨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곡은 두 곡이 나오는데 첫번째 메인곡이 끝나고 두 번째 곡은 조금 뜬금포로 끝나버리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저기 하얀 곳에서 포토타임을 가질 수 있다는 안내멘트가 나와서 급- 현실로 돌아오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정말 이런 점에 있어선 일본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서 그것을 상품화시키는 것.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을 나홀로 바라봐서 조금은 쓸쓸한 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불빛의 아름다움과 음악의 로맨틱함에 정말로 취해버렸다. 15분마다 똑같은 공연을 반복하였고 나는 두 번을 끝까지 보고 세번째는 뭔가 음악을 들으며 퇴장(?)하고 싶어서 세번째 공연 도중에 나왔다.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그런가, 아까와 똑같은 길을 반대 방향으로 걸었을 뿐인데 뭔가 더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10시가 넘어서 숙소에 도착하여 씻고 잠자리를 청하였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미술관을 탐방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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