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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엘리 soodaellie Dec 27. 2017

플랫폼

미래 노동 시장에서 플랫폼 소유주는 최상층에 속한다 

<미래사회보고서>(유기윤, 김정옥, 김지영, 2017)에서는 미래도시사회를 지배할 사람들을 플랫폼 소유주와 플랫폼 스타, 그리고 프레카리아트(Precariat)*, 인공지성**으로 구분하였다. 

플랫폼 소유주 - 전 세계 상위 기업 중 플랫폼으로 성공적 변신을 한 기업가와 투자자
플랫폼 스타 - 대중의 감정을 요리하는 정치 9단, 타고난 예체능 천재, 창조적 전문가
프레카리아트 - 플랫폼에 종속되어 프리랜서처럼 일하며 살아가는 절대다수의 시민
인공지성 - 자가 진화하는 지성을 지닌 정보시스템으로서 법인격을 지닌 인공생명체
<미래도시의 노동시장 모습(출처 : 도시와 정보 블로그)>


그러면 '플랫폼'이 무엇일까?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곳인 기차 정거장 같은 곳을 플랫폼이라고 불렀다. 즉 공통의 기반이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할 수 있는 클라우드라는 원격 서버와 같은 공통의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공통의 기반인 서버를 통해서 사람들은 정보(서비스나 상품 등)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고, 플랫폼은 이렇게 쌓인 정보를 이용하여 고객 맞춤형의 정밀한 마케팅이 가능하게 되었다. 나아가 수요자가 공급자가 되고, 공급자가 수요자가 될 수 있는, 즉 참여자들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한다. 플랫폼은 정보를 매개로 그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을 둘러싸고 그 무엇이든 가능한 거대한 장터를 형성한다.
마셜 밴 앨스타인(Marshall W. Van Alstyne), 상지트 폴 초더리(Sangeet Paul Choudary), 제프리 파커(Geoffrey G. Parker)는 <플랫폼 레볼루션Platform Revolution, 2016>에서 호텔 방 하나 소유하지 않고 2014년 평가된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가 넘은 에어비앤비, 단 한 대의 차량도 소유하지 않고 5년도 안 되어 투자자들로부터 기업 가치가 500억 달러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은 우버(2009.3 서비스 시작), 단 한 개의 재고도 소유하지 않고 10억 종에 달하는 상품을 구비하고 있는 중국의 거대 소매 기업 알리바바, 직접 창작한 콘텐츠 하나 없이도 15억 명이 넘는 가입자가 방문해 정기적으로 뉴스를 읽고 사진을 보고 음악을 듣고 동영상을 보는 동안 연 광고 수익 약 140억 달러(2015년)를 올리는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유튜브(YouTube), 이베이위키피디아(Wikipedia), 아이폰(iPhone), 업워크(Upwork), 트위터(Twitter), 카약(KAYAK), 인스타그램(Instagram), 핀터레스트(Pinterest) 등과 같은 시장 지배력은커녕 기업 생존에 필수적인 자원을 소유하지 않은 신생 기업들이 혁신적인 플랫폼 가운데 일부라고 하였다. 



플랫폼은 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조직, 자원을 인터랙티브한 생태계에 연결하여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고 교환할 수 있게 해준다.


<전통 비즈니스인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비즈니스 구분(출처: 플랫폼 레볼루션)>


그러면 여기서 다시 궁금할 것이다. 공통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 소유주가 어떻게 미래도시의 노동 시장에서 최상층이 되는지.  

플랫폼 시대에 자산의 의미는 '소유'에서 '사용'으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말한 플랫폼들에서 자산의 의미가 우버는 택시의 사용,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의 사용, 알리바바는 상품의 사용, 아마존은 서적의 사용에 있다.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소유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IT가 고도로 발달하는 미래에는 핵심가치가 비물질(정보나 지식)로 이동하면서 접속, 즉 사용권으로 재화의 중심이 이동한다고 예견했다. 인간의 노동 시장도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Amazon Mechanical Turk)와 같이 노동의 사용에 중심을 둔 플랫폼이 최근 수년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트렌드는 결국 노동이 정규직과 정년보장이라는 조직에 의한 '노동의 소유'에서 플랫폼을 매개로 한 불안정한 계약직이나 프리랜서라는 '노동의 사용'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의 안전성이 사라지는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에 실시간으로 전 세계 차원의 정보가 공유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플랫폼을 기반으로 세계화를 갈구하는 자본에 의해서 모든 비즈니스를 무한 경쟁의 장으로 몰아간다. 초창기 우버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수식어를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택시 비즈니스를 모두 흡수하고 있다. 

이렇게 미래로 갈수록 정보 우위를 점한 강한 플랫폼들만이 살아남게 되고, 노동자들은 플랫폼에 종속되어 경쟁을 하면 상품과 서비스를 팔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인공지성과 같은 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가 가속화되면 노동의 안정성이 아니라 팔 수 있는 노동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일례로 구글이 몇 년 이내에 자동 번역 기술을 개발하여 언어 장벽이 완전히 사라지면 최고만이 살아남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그 결과, 플랫폼 소유주가 미래 노동 시장의 최상층에 위치하게 된다.



*  경제학자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이 주창하였으며 '불안정한'(precarious)과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를 합성한 용어로, 불안정한 고용과 노동 상황에 놓인 파견·용역 등 비정규직, 실업자, 노숙인 등을 총칭
** 인공지능은 단지 지능만이 있지만, 미래의 인공지성은 지능에 감정, 의지, 그리고 나아가 자의식까지 갖추어 사람과 거의 비슷할 것으로 봄




도시와 정보 (<플랫폼 레볼루션, 2016> 리뷰)

플랫폼 생태계 부상에 따른 새로운 전략의 규칙(2016.4), Harvard Business Review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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