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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블 Aug 15. 2023

8월 2주차 회고

2023.08.07-2023.08.13

1. 요즘들어 뉴스를 보는 게 두렵다. 세상이 좋은 뉴스로만 가득할 수도 없고 언제나 가슴 아프고 분통터지는 사건들이 참 많지만, 유독 요즘은 부정적인 뉴스들이 너무 많아서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에도 부정적인 꺼풀이 겹겹이 쌓여가는 것 같다. 내가 매일 출/퇴근길에 거치는 곳들도 환승역이고 기차역이라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지나치는데, 요즘은 자꾸 수상한 물건을 든 사람은 없는지, 좀 이상해보이는 사람은 없는지 주변을 자꾸 살피게 된다. 얼마 전 지하철을 기다리면서는 까만 옷을 위아래로 입은 분이 옆에 갑자기 탁 서셔서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모른다. 물론 그 분은 죄가 없고 어느 선량한 시민분이셨겠으나, 까만 옷을 차려입은 젊고 건강한 남성을 경계하게 만드는 요즘의 세태에 너무나도 화가난다. 언제고 쉬운 시절 있었겠냐마는, 이렇게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하루가 멀다하게 범죄 예고글을 올리는 요즘 시절 또한 쉽지가 않다.


2. 가끔은 세상이 나에게 주는 계시 같은 게 있는 것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면 딱 1년 전, 갭이어를 결심하고 준비하던 때에는 온갖 SNS 게시물과 칼럼, 읽던 책들에는 하나같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하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도전하라' 뭐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내 일을 좋아하지 않던 당시의 내 모습이 당연히 불만족스러웠고 무언가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몇달을 이것저것 도전해보고 다시금 적당한 회사원의 삶으로 돌아온 요즘, 이전과는 달리 '일을 꼭 좋아하지 않아도 된다.' '일을 좋아한다는 것에는 다양한 부분이 영향을 미친다. 꼭 좋아하는 일이 아니어도, 그 환경과 보수가 넉넉하다면 그 일이 만족스러울 수 있다.' 와 같은 글들이 자주 보인다. 그래서 이전과는 달리 내 삶도 꽤나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은, 세상이 나에게 '너 지금 도전할 때야!' 혹은 '너 지금 잘하고 있어' 와 같은 응원들을 여러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나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3. 법적으로 성인이 된지도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어른이 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내 삶에 펼쳐지는 여러 문제들을 온전히 내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 일단 디폴트다. 대출이자나 공과금을 비롯한 여러 금전적인 부분들은 물론이고 화장실이 더럽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것, 귀찮음을 이겨내고 설거지를 미루지 않는 것, 전구를 갈고 망가진 가구를 수리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부분들까지도 내가 책임지고 해야한다. 그리고 그냥 어른이 아니라, 더 훌륭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이직을 해서 회사 적응이 쉽지 않더라도 친구들을 붙잡고 징징대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내 할일을 하며 시간이 해결해줄 부분을 기다리는 것, 오늘 내가 베푼 친절이 누군가 한명에게라도 좋은 영향을 끼치기를 바라며 한번 더 양보하는 것, 아이들이 아이다울 수 있도록 아이들의 천진난만함과 활기참을 시끄러움으로 치부하지 않고 눈살 찌푸리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과 같은. 해가 갈수록 작년보다는 올해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실천해야겠다. 나이든 노인네가 아니라,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좋은 어른으로 자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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