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궁상
이렇게 끊임없이 반복되고 글과 음악, 그림과 영화로 쏟아져 나오는 이 감정.
그래서 그토록 한 사람을 가장 높은 곳으로 띄우기도 바닥에서 완전히 분해시켜 버리기도 한 그 감정은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할 때 또한 그대로 스며들어.
머리에 있는 이미지를 종이 위에 완벽하게 옮기는 것과는 별개로
그때의 냄새, 공기, 손의 떨림, 눈물의 온도까지도 종이 위에 뿌려지니까.
기쁨을 통해 얻은 감정도 많은 이들에게 눈물과 감동으로 전염되지만, 이별이라는 것에서
오는 감정 또한 그 못지않은 깊은 울림을 주잖아. 그래서 이별을 한 뒤에 그린 그림들에서만 오는
공허함이 있는 것 같아. 그리고 그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응 또한 많이 달랐어.
작품을 위해 매일 이별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기억에 의존한 감정의 표현들을 조금 더
섬세하게 표현하는 수밖에. 여전히 기쁨을 담아 많은 웃음을 전달하는 것과 슬픔 속에서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어.
결국 좋은 그림은 힘든 시절에 나오는 것 같아.
모든 감정을 쥐어짜 낸 그림 속에 담긴 것들은 고스란히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니까.
하지만 모든 그림을 진심을 다해 그린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단순히 진심과 노력, 시간과는 별개로
그 안에 순간적으로 담기는 공감의 힘은 나와 당신이 처해있는 환경과 경험에서 오는 것이 분명한 것 같아.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그 무엇이 사랑이건 이별이건 혹은 가난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