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궁상
서점을 놀러 가면 즐거운 것 중 하나가
수많은 책들의 표지를 구경하는 일이야.
실제로 표지가 예뻐서 구매하는 경우도 다반사니까.
하지만 오늘은 좀 달랐어.
책을 펼쳐보지도 않은 채 구입을 했어.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했지만
‘버티는 삶에 관하여’라는 제목은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내 맘에 쏙 들었어.
작가가 자신의 고시원 시절 이야기와 가족사를 풀어놓은 글을 읽으며
내 과거를 겹쳐봤어.
‘타인의 순수함과 절박함이 나보다 덜 할 거라 생각하지 말고’라는
작가의 말을 실천하며 살아왔어.
그래서 더더욱 남이 먹던 자장면에 밥을 비벼먹은 작가와
누군가 먹다 버린 치킨 뼈를 숨죽여 몰래 바르던 내 과거가 겹치며
위로받는 건 ‘ 버티는 삶’에 있어서 좋은 동기부여 일지 생각해봤어.
이젠 내 과거를 추억하며 감성팔이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
대신 또 다른 전진을 위해 새로운 환경에서의 버티기를 시작하겠지.
상처를 과시하거나 자기변명을 위한 핑곗거리로 삼지 않고
젊어지고 공생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작가의 말을 곱씹으면서.